'꾹' 누르면 '확' 커져..."그 동안의 디스플레이는 잊어라"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을 태블릿 PC 사이즈로 늘려서 사용하다가 다시 줄이는 일이 가능할까.

삼성디스플레이가 이처럼 불가능해 보이던 일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늘어나는(stretchable)’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것으로 기존 ‘휘어지는(Flexible)’ 디스플레이를 또 한번 혁신해 웨어러블 기기,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에 가장 적합한 기술을 상용화하며 미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적 권위의 디스플레이 전문학회 ‘SID’가 23일(현지시간)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여는 ‘SID 2017’ 전시회에 참가해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무안경 3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2,250ppi(pixel per inch)급 초고해상도 LCD’ 등 최첨단 미래 디스플레이 제품들을 선보인다고 22일 밝혔다. 모두 이제껏 공개한 적 없는 최신 기술들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SID 2017에서 첨단 제품 및 우수한 논문을 공개함으로써 앞선 기술과 자신감을 과시한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보인 기술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화면이 늘어나는 9.1형 스트레처블 OLED 제품이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화면이 탄력적으로 늘어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가장 적합한 미래 기술로 꼽힌다.

기존의 플렉시블 OLED는 화면을 구부리거나 접거나 두루마리처럼 감는 등 한 방향으로만 변형이 가능하다. 하지만 스트레처블 OLED는 두 방향 이상으로의 변형이 가능하다. 구현 난도가 훨씬 높은 기술로 업계에서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술의 종착점으로 불린다.



이번에 전시된 제품은 화면을 위에서 누르면 고무풍선을 누른 것처럼 화면이 움푹 들어갔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며 본래의 평평한 형태로 돌아온다. 반대로 아래에서 눌러도 화면이 위로 늘어났다 회복하는 신축성을 가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를 눌렀을 때 최대 12㎜의 깊이로 화면이 늘어나면서도 기존의 화질은 그대로 유지하는 스트레처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재 기어S3 등 스마트워치를 손목에 차는데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하면 아예 의류나 몸에 스마트워치를 붙이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일이 가능하다”며 “사물인터넷을 통한 헬스케어 등이 각광 받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이외에도 무안경 3D OLED, 초고해상도 LCD를 공개한다. 5.09형 크기의 무안경 3D OLED 제품은 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보이는 실물을 디스플레이에서 구현해 더욱 현실감 있는 3차원 영상을 표현한다. 특히 OLED의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 특성으로 LCD 제품보다 자연스러운 입체 영상을 보여준다. 이 기술은 앞으로 3D팝업북, 3D게임, 가상현실(VR) 등 3차원 영상기술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VR와 증강현실(AR), 홀로그램에 적용 가능한 초고해상도 LCD 제품도 선보인다. 1.96형의 작은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UHD(3,840×2,160) 해상도를 구현해 픽셀밀도가 세계 최고인 2,250ppi에 달한다. 1㎠의 화면에 무려 78만개의 화소가 집적된 것으로 5인치급 QHD(2,560×1,440) 스마트폰 디스플레이(5만개)보다 15배나 많아 극사실적인 영상을 보여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SID 2017에서 자사의 ‘디자인 혁신’ 코너도 마련한다. △2013년 세계 최초로 플렉시블 OLED 양산에 성공한 후 처음 휴대폰에 적용된 라운드형 OLED △화질 평가기관인 디스플레이메이트로부터 ‘엑설런트 A+’의 최고 화질 등급을 획득한 풀스크린 OLED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