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돈, 공모펀드선 빠지고 슈퍼리치 상품엔 몰리고…펀드도 양극화

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승에도

개인투자자 신규투자 '머뭇'

올 들어 6조 넘게 자금 이탈

고액자산가용 상품엔 돈 몰려

최소가입액 5억 헤지펀드 등

슈퍼리치용 상품 잇따라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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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시장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음에도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가입한 공모 펀드에서는 자금이 계속 유출되는 반면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으로는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며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상승세를 타고 있음에도 펀드에서는 올 들어 6조원 이상의 돈이 빠져나갔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도 이런 상황에서 공모펀드 마케팅 전략을 축소하고 아예 최소 가입금액이 수억원에 달하는 슈퍼리치용 상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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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정보 제공 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6조2,784억원(22일 기준)이 빠져나갔다. 액티브펀드의 경우 일반·중소형·배당·섹터·테마 등 모든 유형에서 자금이 순유출됐으며 인덱스는 섹터형으로만 955억원이 유입됐다. 이 같은 현상은 기타 펀드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 국내혼합형펀드에서는 1조1,797억원, 국내채권형펀드에서는 1조5,494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2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던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총 5,392억원이 유출됐다. 반면 머니마켓펀드(MMF)로는 31조4,818억원이 몰려 최근 1년 유입액(11조7,841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수 상승으로 펀드의 수익률이 일정 부분 회복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섰지만 정작 새로운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망설이고 있는 셈이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 시장에서 외면 받는 것과 달리 초고액 자산가만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은 시장 상승세에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일부 스타 펀드매니저들이 판매하는 상품은 가입 자체가 어렵다. ‘안다크루즈 펀드’의 책임운용역으로 이름을 알린 박지홍 매니저가 지난 4월 등록을 마친 GVA자산운용은 11일과 17일 ‘세이버 브이(Saber-V)’와 ‘포트리스 에이(Fortress-A)’ 등 2종의 헤지펀드를 설정했으며 현재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KB증권·하나금융투자 등 6곳의 판매사에서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 상품은 글로벌 주식과 전환사채, 채권 등에 멀티 전략을 활용하는 상품으로 최소가입금액을 통상적인 헤지펀드의 가입금액인 1억원을 훌쩍 넘는 5억원으로 정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삼성자산운용도 지난달 설정한 ‘삼성다비치 제1호’ 역시 최소가입금액을 3억원으로 정해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현재 설정 예정인 상품들도 이 같은 시류에 합류하고 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이달 말 설정 예정인 ‘라이노스 베트남 전환사채 제2호’의 최소가입금액을 5억원으로 정했다. 리코자산운용과 시너지투자자문이 손을 잡고 이달 말 출시하는 ‘리코시너지콜라보’의 최소가입금액도 2억원으로 통상적인 최소가입금액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강남 내 고액자산가만을 대상으로 하는 한 증권사의 PB센터는 지수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와 사모랩상품을 설정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의 PB는 “사모펀드는 원래도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기는 했지만 이제는 문턱을 더욱 높여 아예 초고액 자산가들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것에 치중하는 분위기”라며 “공모상품의 경우 사모상품에 비해 품은 더 많이 들지만 내놓아봤자 잘 팔리지도 않는다는 생각에 대형 운용사도 적극적인 상품 출시를 꺼리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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