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문화

‘아토모스’ 한 편의 현대무용 속에서 세계를 경험하다

영국 대표안무가 웨인 맥그리거의 신작 ‘아토모스’ 26.27일 내한공연

“수학이나 과학만큼 예술이 중요해요. 무용은 육체를 통한 사고를 동반합니다. 댄서의 감각 역시 과학적인 부분과 결합할 수 있어요. 세계를 경험 할 수 있는거죠.”

영국 현대 무용을 대표하는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가 12년 만에 최신작 ‘아토모스(Atomos)’로 내한한다. 웨인 맥그리거는 과학과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예술세계를 개척해온 안무가로, 1992년 자신의 무용단을 창단한 후 지금까지 30개 이상의 작품을 발표해 왔다. 그는 2005년 제8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에 초청 받아 ‘지네이트라’와 ‘운동장애’로 국내관객과 한차례 만난 바 있다.










25일 오전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웨인 맥그리거는 “랜덤 댄스 컴퍼니(Random Dance Company)를 25년간 이끌고 있으며, 2005년 한국 방문 이후 2번째 방문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신의 무용단인 랜덤 댄스 컴퍼니 무용단과 함께 발표한 3부작 ‘The Millennarium(1997)’, ‘Sulphur 16(1998)’, ‘Aeon(2000)’은 애니메이션과 디지털 필름, 3D와 전자음악 등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사용한 신선한 어프로치로 무용단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맥그리거는 독특한 시각적 스타일과 더불어 정교한 아티큘레이션을 통해 신체가 지닌 움직임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내는 방향으로 자신의 안무를 발전시켜왔다. 그는 또한 무용과 신경학 사이의 관계를 탐구해오기도 했는데, 2004년에는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 실험심리학과의 일원으로서 움직임과 뇌와의 관계를 연구하기도 했다.

그가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20세기 현대무용 ‘아토모스’이다. 2013년 영국 런던 새들러스 웰스 극장에서 초연했다. 웨인 맥그리거의 혁신성과 예술성이 잘 드러나는 공연으로, 사물을구성하는최소단위인‘원자’(atom)에 영감을 얻어 인간의 ‘몸’과 움직임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 (Wayne McGregor)안무가 웨인 맥그리거 (Wayne McGregor)


‘아토모스(Atomos)’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다’는 의미를 지닌 그리스어로, ‘원자(atom)’라는 단어의 어원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SF영화를 레퍼런스로 삼아 이를 작품화하였다. 이 영화를 1,200개의 프레임으로 나눈 뒤 그를 재해석해냄으로써 작품을 위한 컬러나 추상적인 움직임의 형태들을 얻어냈다. 그리고 그 추상적인 형태들을 연습실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 띄워 놓았고, 무용수들은 3D안경을 쓰고 그 이미지들을 보면서 맥그리거와 함께 안무를 확장시켜 나아갔다.

웨인 맥그리거는 어떻게 하면 우리의 신체를 원자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호기심이 이 작품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말한다.


맥그리거는 “10명의 무용수가 함께 하는 작품이다. 가상의 댄서인 11번째 무용수가 합류해 SF 영화에서 도출될 수 있는 감정을 바탕으로 창작을 하게 됐다” 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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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따르면 ‘몸이 하는 게 결국 테크놀러지’이다. 테크놀러지의 영향이 창작과정과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관객들로 하여금 무대 위 상황을 낯설게 느끼고자 했다.

“익숙한 데서 벗어나는 것에 관심이 많다. ‘벗어남’ 거기서 어떤 것을 느낄 수 있는지? 그걸 어떻게 해서 바라보는지가 무용장르라 생각한다. 발레를 하나의 매개체 삼아 보여주고자 한다. 발레가 동시대의 무용으로, 동시대성을 어떻게 끄집어내야 하느냐가 중요하다.”

‘아토모스’의 음악은 ‘앰비언트 뮤직’의 대표적 아티스트로 손꼽히는 ‘어윙드빅토리포더설렌(A Winged Victory for Sullen)’이 담당하였다. 전자음과 어쿠스틱 악기의 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명상을 하듯 사색적인 이들의 음악은 작품 전체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안무가는 “다른 세상으로 가는 기분이 들게한다”며 음악에 만족감을 표했다.

웨인 맥그리거는 풍부한 예술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무용의 외연을 전방위로 확장시키고 있다. 그가 설립한 ‘웨인 맥그리거 스튜디오(Wayne Mcgregor Studio)’는 무용수들뿐 아니라 작가, 과학자, 음악가, 비주얼 아티스트,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총체적인 작업을 진행하는 창작의 산실로, 오늘날의 영국 예술계에서 혁신과 융합의 트렌드를 주도해가고 있다.

그는 영화 <해리 포터와 불의 잔>, <레전드 오브 타잔>, <신비한 동물사전>의 움직임을 연출하고, 록 밴드 ‘라디오헤드’와 일렉트로닉 뮤지션 ‘케미컬 브라더스’의 뮤직 비디오를 안무하는 등 장르를 불문하고 자신만의 혁신적인 창조력을 발휘해왔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는 그는 “모든 분야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며 “‘모든 질문을 나다운 방식으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느냐’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아토모스’는 오는 26과 27일 양일간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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