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대선 승리 후 비밀채널 제안...'러 커넥션' 몸통 쿠슈너?

민주 '트럼프 배후설' 제기하며

"쿠슈너 즉각 해임해야" 압박

백악관, 워룸 설치 총력 대응

재러드 쿠슈너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 /EPA연합뉴스재러드 쿠슈너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외순방으로 잠시 조용하던 트럼프 선거캠프의 ‘러시아 커넥션’ 의혹이 그의 귀국을 앞두고 폭발했다. 도화선이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대선 승리 이후 러시아에 비밀채널을 제안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다. 쿠슈너가 러시아 내통 의혹의 ‘몸통’으로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주위를 맴돌던 불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로 번질 태세다. 비상이 걸린 백악관은 ‘워룸(작전상황실)’을 설치해 러시아 커넥션 수사에 총력 대응하기로 하고 인사·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WP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쿠슈너 선임고문이 지난해 12월 정권인수위원회가 들어선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대사와 만나 인수위와 러시아 간 비밀채널 구축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의 만남에는 그간 러시아 커넥션의 핵심인사로 지목돼온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함께했다.

WP는 쿠슈너 선임고문이 비밀대화에 러시아 측 설비를 이용하자는 이례적 제안을 해 키슬랴크 대사조차 놀랐다며 “인수위가 외국 정부에 민감한 방식의 대화를 요청한 것도 이상하지만 외국 설비를 이용하자고 한 것은 더욱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 의혹 수사를 쿠슈너에게로 확대한 가운데 나온 이번 보도로 “FBI 수사와 나는 무관하다”고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내통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는 한층 어렵게 됐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러시아 대사와 만난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것만으로 형사범죄 수사 대상인 쿠슈너를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백악관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 측은 또 “트럼프와 쿠슈너 사이에는 제3의 명령채널이 없다”며 “쿠슈너가 러시아와 비밀채널을 구축하려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허락한 것 아니냐”고 트럼프 배후설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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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슈너의 내통 의혹이 불거지면서 러시아 커넥션 조사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미 의회는 트럼프 캠프에 러시아와 관련한 모든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며 로버트 뮬러 특검은 27일 밤 순방에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이번주부터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뮬러 특검은 수사관 인선과 FBI의 기존 수사내용 청취 후 여론 형성을 주도할 대변인 선임까지 마쳤다.

쿠슈너 고문 측은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FBI 수사와 의회 조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27일 “우리는 다수 국가와 비밀채널이 있다”며 “그래서 (그 문제에)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쿠슈너를 엄호했다.

쿠슈너 고문은 또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함께 러시아 대선 개입 수사 및 보도에 대응할 워룸을 백악관에 설치하기로 했다. 특검 대응 전략실이 될 워룸에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의 첫 선대본부장을 지낸 코리 루언다우스키 등이 합류해 트럼프의 정책을 부각시키고 지지자 집회 등을 열어 비판 언론에 강력히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백악관은 공보조직과 인사를 재구성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주로 예정된 아이오와주 방문을 취소하고 특검 수사에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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