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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손담비는 왜 뮤지컬이 아닌 연극 ‘스페셜 라이어’에 도전했을까?

“이번 연극 작업을 하면서 ‘내가 무대를 정말 좋아하는구나’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가수로 무대에 오르는 시간은 너무도 짧은 3분이잖아요. 연극이나 뮤지컬은 저에 대해 보여줄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더 길게 펼쳐있다고 생각하니 또 다른 기분이에요. 연극 도전이 연기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란 생각도 들었어요. 폭 넓게 나아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손담비가 성숙한 배우로 다시 태어났다.


국민연극 ‘라이어’가 20주년을 맞아 20주년 기념 특별공연 ‘스페셜 라이어’(연출 이현규)로 찾아왔다.

‘라이어’는 마음 약한 한 남자의 피할 수 없는 거짓말로 인해 벌어지는 기막힌 하루를 담아낸 코미디 연극이다. 거짓말로 인해 서로 속고 속이는 상황과 자신의 거짓말에 스스로 걸려드는 폭소유발 캐릭터들로 공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손담비는 ‘스페셜 라이어’에서 섹시한 부인 바바라 스미스 역을 맡으며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했다. 데뷔 10년만에 연극 무대에 도전한 손담비는 “연기에 대한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서 연극을 택했다고 한다.

배우 손담비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손담비 /사진=조은정 기자


가수 손담비가 뮤지컬이 아닌 연극 무대에 먼저 도전장을 내밀자 많은 이들이 궁금증을 가졌다. 가창력의 도움 없이 오로지 맨 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연극은 베테랑 배우들도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 손담비는 배우 길을 가는데 플러스 경험이 될 거란 생각에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실 뮤지컬 제의가 많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전 뮤지컬 보단 연극 무대에 꼭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연기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란 생각도 들었어요. 드라마에서 바스트 연기만 하다 보니 풀샷 연기를 하고 싶었나봐요. 연극 무대에서 신선한 연기경험을 하고 있어요. ‘라이어’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바바라 역할이 들어왔을 때 고민 없이 하겠다고 했죠.”

일주일에 3회차 공연을 소화하고 있는 손담비는 대사 암기, 동선 익히기, 배우들의 합에 무엇보다 신경을 썼다고 한다.

“첫 연극 도전이라 연습 할 때 쉽진 않았어요. 드라마 연기와 다르게 무대 동선을 꼼꼼하게 신경써야 했고, 대사도 전체를 다 외웠어요. 상대방 대사 까지 알아야 치고 빠지는 타이밍을 제대로 알 수 있잖아요. 첫 공연 올리기 전까진 부담감이 컸어요. 첫날 엄청 긴장하긴 했는데, 한번 무대에 오르고 나니까 조금이나마 부담감이 덜어졌어요. 무사히 첫 공연을 올렸어요.”

연기 호흡을 맞추는 배우가 달라질 때마다 매회 다른 작품을 하는 듯한 기분은 그에게 공연의 묘미를 알게 했다. 또한 연극 도전으로 인해 온 몸을 릴랙스 하는 법을 제대로 알게 됐다.

“한 배역에 캐스팅 된 배우들이 많으니 어떤 배우와 호흡을 맞추느냐에 따라 매 공연이 달라지는 것도 신기했어요. 서현철 선배랑 안내상 선배가 너무 달라요. 이분 할 땐 이렇게 저분 할 땐 저렇게 맞춰가는 서비스도 무대 공연만의 묘미던걸요.”


“연극을 하면서 배운 게 엄청 많아요. 무엇보다 몸을 릴랙스 하는 법을 배웠어요. 제가 가수로 오래 활동하면서 몸이 항상 긴장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이번 코미디 연극을 하면서 몸 전체를 자유롭게 쓰면서 치고 빠지는 타이밍을 경험하고 있어요. 긴박한 상황인데 몸이 릴랙스 되는 새로운 경험이랄까요. 쉽지 않지만 몸의 긴장을 푸는 법을 새롭게 배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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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담비가 만들어낸 바바라는 섹시하면서도 와일드한 매력이 가득하다. 그는 매 회차 더욱 성숙해지는 바바라를 위해 노력 중이었다. 지금까지의 바바라와는 다른 손담비만의 바바라를 만들고 싶은 열정도 강했다.

“‘라이어’가 20주년이 된 연극이잖아요. 그 동안 숱한 바바라들이 나왔을텐데, 저만의 바바라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커요. 대본에 표시된 바바라는 같지만, 배우가 연기했을 땐 또 다르잖아요. 저 만의 바바라로 관객을 만나고 싶어요. 바바라가 섹시한 인물로 소개되지만, 바바라가 굳이 섹시하다란 이미지로 굳어지는 건 원치 않아요. 그녀도 자기 남편에게는 정말 애교스럽고 사랑스럽지 않을까요. 어떻게 보면 와일드한 면도 있고, 직설적인 면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전 섹시하면서도 와일드한 바바라를 표현하고 싶어요.”

‘스페셜 라이어’에서 그 어떤 바바라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면은 하얀색 와이셔츠를 입은 손담비가 등장하는 장면. 함께 출연하는 남자 배우들도 깜짝 비명을 지를 정도라고 한다. 손담비의 섹시함은 무대 위에서 더욱 강렬했기에.

“남자배우들이 그 장면에서 소리를 질러요. 약간 당황스러워하던걸요. 전 바바라 의상 그대로를 입고 나온 건데, 초연 멤버인 안내상 선배님도 놀라시면서 ‘그게 원래 섹시한 장면이 아닌데’ 라고 하셨어요. ‘섹시하다’는 수식어가 여자가 가지고 있어야 할 무기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매일 매일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어요.”



손담비에게 이번 연극 도전은 특별했다. 무대 공연에 대한 닫힌 마음을 활짝 열게 했으니 말이다. 그는 왜 연극 배우들이 연극을 사랑하고, 뮤지컬 배우들이 무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지 확실히 이해 됐다고 했다.

“뮤지컬은 제 자리가 아닌 것 같아서 아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어요. 이번 연극 작업을 하면서 ‘내가 무대를 좋아하는구나’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가수로 무대에 오르는 시간은 너무도 짧은 3분이잖아요. 연극이나 뮤지컬은 저에 대해 길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더 길게 펼쳐있다고 생각하니 또 다른 기분이에요. 다시 한번 연극 도전이요? 당연히 하고 싶어요. 좀 더 폭 넓게 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맑은 여왕이란 뜻을 지닌 손담비에게 뮤지컬 ‘엘리자벳’에 도전해 볼 것을 권했다. 그러자 곧 “전 옥주현 언니 만큼 뮤지컬을 잘 할 자신은 없다”는 솔직한 답변이 돌아왔다.

“주현 언니가 출연한 ‘엘리자벳’을 보고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있어요. 노래 잘하는 가수인 건 알고 있었는데 무대에서 보니 정말 다르던걸요. 시아준수 김준수씨의 ‘죽음’ 역도 인상적이었어요. 두 분 무대를 보면서 컬쳐쇼크를 받았다니까요. 이런 게 뮤지컬의 매력이다는 걸 알게 해주신 분들이죠. 전 뮤지컬에 도전하려면 아직 더 노력해야 할 게 많아요. ”

한편, 7월 31일까지 계속되는 20주년 기념 특별공연 ‘스페셜 라이어’에는 배우 이종혁, 원기준, 안내상, 서현철, 안세하, 슈(유수영), 신다은, 나르샤, 손담비, 우현, 권혁준, 김원식, 김광식, 안홍진, 오대환, 홍석천, 김호영, 병헌이 출연한다.

→[인터뷰②]에서 계속....생각과는 다른 손담비!?...알고 보니 ‘인성 甲 손담비’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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