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불안한 전세시장…둔촌주공發 후폭풍 어디까지

6,000가구 대단지 이주 돌입

서울 동남권 전세시장 요동

중소형 물량은 사실상 전멸

전셋금 최대 3,500만원 올라

빌라·다세대까지 옮아갈 수도

서울 동남권 전세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재건축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 강동구 둔촌동의 둔촌주공아파트가 최근 주민이주를 시작하면서다. 이 아파트는 약 6,000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다. 여기에다 강남구 개포동의 개포주공 4단지(2,840가구), 개포주공 1단지(5,040가구) 등이 이주를 앞두고 있어 서울 동남권의 전세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의 아파트는 물론이고 연립·다세대 등의 전셋값과 경기 하남·남양주 등 인근 수도권 지역까지 그 여파가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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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3주 강동구의 전셋값은 전주보다 1.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월 2주 전세가 상승률 0.44%보다 오름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둔촌주공과 고덕주공 6단지(880가구)의 이주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영향으로 길동, 천호동 등 강동 지역 중소형 아파트들의 전셋값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으며, 중소형 아파트 전세를 찾는 것 자체가 가뭄에 콩 나듯 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강동구 길동 A공인중개 대표는 “길동 W아파트의 소형 전세는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둔촌주공 이주 탓에 일대 전세 물량은 최근 2~3달 새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다고 전했다. 실제 부동산114 조사 결과 지난주 이 일대 주요 단지의 전세값은 △길동 ‘길동우성’ 1,000만원 △천호동 ‘한신아파트’ 1,000만~2,000만원 △성내동 ‘동아 1차 아파트’ 1,500만~3,500만원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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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의 전세 수요는 능동, 자양동, 구의동 등 광진구 쪽으로 확대되는 양상도 보인다. 광진구 구의동 J 공인중개사는 “H아파트 전용 59㎡의 전셋값은 두 달 전 3억 6,000만~8,000만원 가량이었지만 지금은 3억원대는 없다”면서 “강동구에서 넘어오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가격을 끌어 올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광진구는 지난주 0.27% 전세가 상승률을 보여 서울에서 두 번째로 많이 오른 곳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전세시장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가 조만간 이주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개포 4단지는 현재 이주비 대출 신청에 들어간 상태며 내달부터 오는 연말까지 이주 작업에 들어간다. 오는 27일 관리처분총회가 예정된 1단지 역시 올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이주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세입자의 비중이 압도적인 이들 단지에서 현재 전·월세 가격과 비슷한 수준의 물량을 인근에서 찾기란 마땅치 않다. 이에 상당수의 세입자들은 방이동, 삼전동 등 송파구의 연립 다세대나 강북권 아파트로 이동을 계획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개포동 S공인 대표는 “4단지 세입자들은 전셋값이 유사한 개포 1단지 또는 방이동, 가락동 등의 송파구의 빌라를 많이 찾는다”면서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강북권 또는 하남시, 남양주로 빠지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당분간 강남권 인근 지역과 신도시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뿐만 아니라 연립 빌라 등에서 전셋값 강세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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