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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청년경찰’ 박서준 “늘 미소 짓는 강하늘, 어디서나 잘 융화될 친구”

박서준의 유쾌하고 뜨거운 에너지가 영화 ‘청년경찰’(감독 김주환)로 또 한 번 폭발했다. 특유의 능청스러움은 말하면 입 아프다. 바로 직전작인 KBS 2TV 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보여준 고동만 캐릭터와 유사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이번 기준이라는 캐릭터는 한결 코믹하다.

배우 박서준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박서준 /사진=조은정 기자





‘청년경찰’ 속 기준은 신체조건, 기(氣) 모두 겉보기엔 너무나 멀쩡하지만 종종 드러나는 허술한 백치미로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인물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의욕충만 경찰대생이다. 먹을 것에 한없이 약하고 즉흥적이며 ‘의리’와 ‘정의’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

그런 그가 희열(강하늘)을 만난 것은 굉장한 운명이었다. 희열은 몸 보다 머리가 먼저 반응하는 이론백단의, 기준과 동기인 경찰대생이다. 기준은 행동파, 희열은 두뇌파로 서로 모자란 겉과 속을 퍼즐처럼 잘 메워 시너지를 일으킨다. 박서준과 강하늘, 실제 배우들의 케미까지 이토록 환상적인 조합은 관객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기에도 더 없이 충분하다. 현재 대한민국의 청춘을 대표하는 두 배우가 뭉쳐 그렇게 알찬 버디무비를 만들었다.

최근 서울경제스타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서준은 ‘청년경찰’의 선택에 스스로도 흡족해하며 “사실 구성이나 이야기는 많이 봐왔던 것일 수 있다. 그래도 ‘청년경찰’은 풀어나가는 방식에서 차이점이 있더라. 기본적인 톤 앤 매너가 무겁지 않았다. 왠지 촬영하면서 내가 아무리 힘들고 고된 상황이 찾아와도 24시간 온종일 힘들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 와중에도 웃는 순간이 있을 것 같았다. 심각한 상황 속에서 얘네들(기준, 희열)만의 호흡으로 풀어나간다는 게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당사자들은 심각하지만, 그 톤을 유지하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작품 선택의 이유를 들었다.

박서준은 2015년 ‘악의 연대기’에서 주목받는 연기를 펼친 후 ‘뷰티 인사이드’, ‘리얼’에서 극의 완벽한 메인 역할은 아니었다. ‘청년경찰’을 통해 본격적인 메인 역할로 관객들을 찾아오는 점에 대해서는 “원대한 각오까지는 아니지만, 작품 할 때 내 자세나 마음가짐은 늘 잘 가지려 한다. 우리나라 영화계에 젊은 친구 둘이서 이끌어가는 작품이 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생각의 전환을 꾀했음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중이 거는 기대가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겠지만, 대본을 보고 느끼는 감정, 촬영할 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결과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준비가 될 정도였다. 촬영할 때의 시간이 가장 즐거웠다. 바람이 있다면, 이번 영화가 결과도 좋아서 이런 류의 영화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래서 또래 배우들이 많이 소화해줬음 좋겠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바람까지 함께 전했다.

배우 박서준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박서준 /사진=조은정 기자


청춘수사액션물 ‘청년경찰’은 무엇보다 박서준과 강하늘의 맛깔 나는 케미가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좌지우지한다. 이들이 얼마나 완성도 있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재미도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부담감이 적잖이 따랐겠지만, 박서준과 강하늘은 실제 둘도 없는 친구 같은 찰떡 케미로 열정과 진심을 다해 코믹부터 거친 액션까지 완벽하게 책임진다. 기준은 직관적인 판단력과 즉흥적인 말들로 사이다 같은 쾌감과 웃음을 주고, 희열은 원리원칙을 준수하는 답답함과 예리한 분석력을 오가며 추리적 재미와 웃음을 함께 곁들인다.


박서준은 “현장이 계속 즐거웠다. 현장에서 항상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감정이 있는 장면을 찍을 때는 아무래도 달라지겠지만, 전체적으로 기분 좋게 촬영하려 했다. 놀면서 촬영하고 싶었다. 기준이와 희열, 감독님과 코드가 잘 맞았다. 작품 자체가 즐거움으로 남은 것 같다. 우리는 완전 놀았다.(웃음) 현장이 원래 경직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스태프들과 농담하면서도 촬영했다. 웃음을 잃지 않고 촬영하는 게 중요했다. 서로 믿음도 있었다. 우리는 잘 해낼 수 있을 거란 생각도 있었다”고 유쾌한 촬영장 분위기를 떠올리며 완벽한 케미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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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쌈마이’ 때와 영화 ‘청년경찰’ 때의 촬영장 분위기에서도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느냐고 묻자 “드라마는 사실 그렇게 여유로운 분위기는 아니다. ‘쌈마이’ 7회부터는 계속 생방송 식으로 촬영을 이어갔다. 부산에서 촬영도 많았다. 7회부터는 거의 찍기 바빴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배우들끼리 농담도 하고 그랬다. 주만이(안재홍), 설희(송하윤) 커플은 생각보다 저희(박서준, 김지원)와 넷이 붙는 게 아니면 많이 붙는 신이 없었기 때문에 ‘잘 봤어요’ 안부를 묻기도 했다. 요즘 영화는 표준 근로계약이 있어서 비교적 여유가 있더라. 배우와 스태프들끼리 함께 할 수 있는 여가시간이 있었다. 그 때 많이 친해졌다”

박서준이 연기한 기준은 단순하고 때론 무식해 보이기도 하지만, 파이팅 넘치는 의리가 매력이다. 박서준은 “기준은 경찰대생이고, 엄마밖에 없고, 아버지가 안 계시고 집안이 가난했던 설정이 있었다. 운동을 잘 하고 생각보다 많이 순수했다. 감독님께 한 번은 ‘경찰대 올 정도면 공부는 잘 했을 텐데 이렇게 멍청해도 되나요?’ 물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인물 성격적인 면에서는 충분히 가능했던 것 같다. 나는 모든 역할을 맡을 때마다 ‘어떻게 자라왔을까’ ‘엄마를 대하는 태도가 삐뚤어졌을까, 친구 같았을까’를 생각해왔다. 그런 것들을 고민하면서 연기했다. 극적인 상황을 목격해서 기준이 결심을 하고 행동한 것 같다. 둘의 관계까지 생각하면서 연기를 할수록 어렵긴 한 것 같다”고 캐릭터 몰입 과정을 설명했다.

‘청년경찰’을 통해 친해진 박서준과 강하늘은 수 많은 애드리브를 선보였다. 아직 학생의 신분인터라 미성숙하고 개구진 청년들의 모습을 표현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강하늘의 손가락 욕부터 박서준이 무심하게 날리는 백치미 정보가 관객들의 웃음을 쉴 새 없이 유발한다. “애드리브 시간이 1분이 주어지면 나는 1분이라도 연기할 수 있다. 하지만 애드리브는 전체적인 흐름에 방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절대 내 컷이라고 욕심을 내진 않는다. 감독님의 주문이 있으면 애드리브를 하는 편이다. 굳이 먼저 쏟아내진 않는다”

배우 박서준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박서준 /사진=조은정 기자


웃음만큼이나 많았던 게 배우들의 고생담이었다. 추운 겨울날씨에 촬영을 진행하면서 박서준과 강하늘이 가장 힘겨웠던 건, 그야말로 ‘추위와의 전쟁’이었다. 기준과 희열은 군대의 기본 군사 훈련을 압축한 경찰대 입학생들의 청람교육에서 계속해서 구르고 달린 것에 이어 의문의 사건을 수사해 나가는 과정을 전하면서는 좁은 골목길을 미친 듯이 전력질주 한다. 게다가 중후반부의 쉴 틈 없는 액션 시퀀스까지 소화한다. 박서준과 강하늘 모두 입을 모다 “진짜, 정말 힘들었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박서준은 “이미 시나리오를 보고 얼마나 힘들지 내가 알고 들어가서 불평은 못 했다.(웃음) 신체적으로 너무 춥다거나 숨이 가쁜 점이 있었다. 예민해질 때도 있었다. 그래도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장면을 잘 소화해야 했다. 보호 장치 없이 맨 몸으로 파편이 널린 바닥 위에 떨어진 적이 있었는데, 봤을 땐 위험해보였는데 그리 큰 부상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반면 영화 중 가장 웃겼던 신으로는 “정말 다 재미있었다. 고를 수가 없을 정도다. 클럽 가기 전후가 다 웃겼고. 모든 과정이 재미있었다. 한편으론 얘네 만의 입학했을 때의 모습을 보고 예전 나의 모습도 많이 생각났다. 공감이 많이 갔다”고 말했다.

영화의 처음과 끝까지 줄곧 호흡을 맞춘 강하늘은 이미 대중들로부터 ‘미담 제조기’로 불린다. 그만큼 모든 언행에서 선함이 묻어난다는 것이다. 박서준은 “저는 자신감 넘치는 척하는 것 같다. 하늘이는 어딜 가나 잘 융화될 수 있는 친구다. 작품을 끊임없이 하는 이유도 그 중에 하나겠다. 늘 미소를 잃지 않고 일관된 태도로 임하더라”고 자신과 강하늘을 비교하며 강하늘의 인성을 극찬했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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