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롯데슈퍼 등으로 구성된 롯데쇼핑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여파로 올 2·4분기 예상보다 훨씬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절반가량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무려 90% 이상 줄어들었다.
28일 롯데쇼핑은 올 2·4분기 매출이 6조9,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873억원으로 49.0% 줄었다고 공시했다. 순이익은 무려 95.0%나 감소한 41억5,500만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매출 7조1,000억원에 영업이익 1,850억원 정도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백화점과 롯데마트 중국 법인 등의 매출은 사드 보복으로 감소하지만 롯데마트 국내 법인이 양호해 어느 정도는 이익이 뒷받침될 것으로 기대했다. 롯데쇼핑이 지분 65%를 들고 있는 롯데하이마트가 에어컨 판매 호조로 실적이 양호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해석됐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롯데쇼핑의 2·4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 현지와 국내 중국인 대상 영업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 안에는 롯데카드·롯데하이마트·롯데홈쇼핑 등 여러 사업체가 포함됐지만 사실상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두 곳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극악의 손실을 감내하는 상황에서 롯데백화점까지 국내를 방문하는 중국인의 감소로 휘청거리다 보니 롯데쇼핑 전체 실적까지 주저앉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경우 국내에서는 이익이 신장했으나 99개 점포 가운데 87곳이 영업정지·잠정휴업 상태인 중국에서는 해당 분기에만 무려 700억원대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중국 내 영업정지 조치로 현재까지 총 5,0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매출과 이익이 모두 나아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중국에서의 손실을 감당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며 한숨 쉬었다.
금융투자업계와 유통업계에서는 백화점 등 일부 사업체들은 내수 회복의 수혜를 입을 수도 있겠지만 중국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의 영업 호조를 비롯해 홈쇼핑·편의점도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그러나 백화점이 중국인 감소로 타격을 입은 데다 마트가 1·4분기보다 중국 적자 폭을 더 키웠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