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SE★인터뷰①] 오연서 “‘엽기적인 그녀’ 내게 선물 같은 작품”

좋은 사람과 나누는 이야기는 언제나 향기를 남긴다. 배우 오연서와의 대화가 꼭 그러했다.

‘새침해 보인다’는 첫인상은 아주 잠시뿐, 보조개를 띄우며 환하게 웃는 오연서는 무척이나 솔직하면서도 친근한 매력이 가득했다. 꾸밈없이 자신의 생각을 전할 줄 아는 오연서는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사람냄새’가 물씬 느껴졌다.




사진=이매진아시아사진=이매진아시아


지난 2016년 오연서는 쉼 없이 달려왔다. SBS 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에 이어 영화 ‘국가대표2’에 출연하면서 활동을 이어갔으며, Mnet ‘소년24’를 통해 MC로서 도전하기까지 했다. 2017년 5월 첫 방송된 SBS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이지만, 사전제작으로 이뤄진 만큼 촬영 자체는 2016년에 이뤄진 셈이다.

데뷔 후 첫 사전제작 드라마를 하게 된 오연서는 ‘엽기적인 그녀’를 본 소감에 대해 “마치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 찍어놓은 뒤 본방사수를 한 건 ‘엽기적인 그녀’가 처음이었어요. 얼마 전 영화 ‘치즈 인 더 트랩’ 촬영을 마쳤는데, 영화 스케줄 또한 그렇게 타이트하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여유있게 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죠. 보는데 뭐랄까요…새롭기도 하고 기분이 상당히 묘하더라고요.”

‘엽기적인 그녀’는 우리나라의 4계절을 거친 드라마였다. 오연서는 “미니 같은 경우는 길어봤다 4개월 정도로 끝나는데, 그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했었다. 초여름에 시작해서 봄이 될 때 끝났다”고 설명했다.

“4계절을 ‘엽기적인 그녀’와 함께 보냈어요. 예쁜 곳도 많이 갔었고 사전제작이니 미니시리즈보다 여유가 많아서 PD님을 비롯해 배우들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더 풍성이 나눌 수 있었죠. 이전 사극에서 하지 못했던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저 개인적으로는 즐거웠어요.(웃음)”

그렇다고 사전제작이 무조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오연서는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아쉬웠던 점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을 꼽았다.

“사전제작이니 안방극장의 피드백을 받을 수 없었어요. 이후 드라마에 대한 지적을 받게 되면 ‘아 그런가’ 싶다가도, 이미 다 찍어놓은 거, 어쩔 수 없잖아요. 그래도 저는 좋은 경험을 한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초반에는 엽기 발랄하지만 진중하고, 슬픔도 애절함도 있고, 정치적인 면모도 보여주는 등 연기적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엽기적인 그녀’에서 오연서는 미인도를 찢고 뛰쳐나온 듯 청순한 외모지만 월담은 기본, 만취에 외박, 온갖 기행을 일삼는 트러블 메이커 혜명공주를 연기했다. 극중 혜명공주는 왕실의 허례허식과 조정의 부조리들을 향해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고, 민중을 괴롭히는 놈들에게 질펀한 욕설로 맞짱을 뜨는 조선판 ‘엽기적 그녀’이다. 오연서는 혜명공주를 연기하면서 초반 코믹한 모습으로 시작으로 뒤로 갈수록 진지하게 궁중 암투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

관련기사



“아무래도 연기 톤이 ‘왔다갔다’ 하는 캐릭터이다 보니 튀지 않게 연기하는 것이 중요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혜명공주가 활개치고 다녔다면, 뒤로 갈수록 진지해져 갔잖아요. 그래서 중강중간 포인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었죠.”

사진=이매진아시아사진=이매진아시아


밝고 진취적인 혜명공주와 ‘밝고 털털함’이 매력적인 오연서, 두 인물 간의 싱크로율은 어마나 맞아 떨어질까. 이와 대한 질문에 오연서는 “그냥 이런 면도 저런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정을 주는 것도 비슷하고, 혜명공주처럼 저 역시 진지한 면도 있고, 엽기발랄한 면도 있고요. 제가 연기한 혜명공주는 제 안에 있는 모습들이기도 하고, 작품을 위해 더 보여준 부분도 있고 덜 보여준 부분도 있고요.”

다른 부분은 없느냐는 질문에 오연서는 사랑을 하는 방식에서 다른 것 같다고 웃었다. 적어도 자신은 사랑에 있어 주도적이지 못하고, 쥐락펴락하는 건 더욱 못한다는 것이었다.

“다만 저는 혜명공주처럼 진취적이거나 도전적인 사람은 못 돼요. 겁도 많죠. 그래서 그럴까요. 저는 혜명공주 같이 운명과 맞서 싸우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가 좋아요. 그래서 아마 혜명공주에 더 끌렸던 것 같아요.”

‘엽기적인 그녀’는 오연서에게 마냥 쉬운 작품은 아니었다. 장르가 사극이라는 점도 있지만, 이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바로 초반 현대극과 같은 혜명공주의 대사였다. 때문에 오연서가 ‘엽기적인 그녀’를 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을 했던 부분은 바로 ‘사극 같은 반말’은 무엇인가였다.

“제가 그래도 나름 사극 장르를 해 온 편이어서 사극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었는데, 현대극 같은 반말을 어떻게 사극에 적용시킬까,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효과적일 수 있을 까였어요. 차라리 사극의 톤을 이어갔던 후반부는 편했는데, 극 초반 ‘줘 터지기 전에 조심해’와 같은 대사는 너무 현대극 같은 말투인데다가, 아무리 그래도 공주잖아요. 저부터 낯설기도 했고, 과연 시청자들은 이런 혜명공주의 말투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죠. 그래서 연기할 때 어려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이 같은 연기적인 고민은 오연서에게 ‘경험’으로 쌓여나갔다. 이에 대해 오연서는 “치열했던 노력과 시간이 주는 선물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저도 모르게 촬영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정체돼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었죠. 그런데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래도 지난 시간을 통해 이런 것도 배웠구나 싶어요.”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