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조종용 중기중앙회 호치민사무소장 "저임금 매력 옅어져... 중기 베트남 진출전략 바꿔야"

최근 5년간 최저임금 67% 올라

'인건비 따먹기' 전략 안통해

산업구조도 기술중심으로 변화

철저한 시장분석 통해 접근을



“베트남 시장에서 인건비 부담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인건비 따먹기’ 전략만으로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안착하기 어렵게 됐어요. (베트남) 정부도 노동집약형 산업구조를 기술중심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베트남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철저한 시장분석은 필수입니다.”

베트남은 국내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시장이다. △풍부한 노동인력 △낮은 인건비 △정부의 외국자본 유치노력 등의 매력이 겹쳐지면서 베트남은 ‘포스트 차이나’로 불린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1998년 이후 2016년 11월말 현재까지 5,656건(4,224개 기업)의 누적 직접투자(FDI)가 이뤄졌다. 연평균 298건(222개 기업)의 FDI가 진행된 셈이다.




지금까지 베트남 시장은 섬유, 피혁 등 노동집약형 기업들의 진출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현지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저임금 매력은 점차 옅어지고 있다. 베트남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3~2016까지 매년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7.3%로 결정됐다. 최근 5년간 무려 67%나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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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베트남 현지에서 만난 조종용(사진) 중소기업중앙회 호치민사무소장은 “임금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노동 집약형 사업은 매력이 사라지고 있다”며 “국내 중소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전략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의 방직회사를 비롯한 일부 기업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급등을 피해 임금이 싼 베트남 등지로 옮길 것이란 관측이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 소장의 지적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베트남은 자동차 등록 대수가 최근 5년간 두 배 이상 늘어날 정도로 고속성장 중이다. 특히 인구의 절반이 넘는 젊은이들은 높은 소비성향을 나타내 내수시장을 겨냥한 한국 기업들의 진출도 계속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등 국내외 행사들도 열린다. 조 소장은 “경제성장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베트남 국민들의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고 또 그들이 한류를 좋아한다는 점은 한국 기업에 분명히 유리한 사실이지만 이것만 보고 ‘일단 가보자’ 식으로 진입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4대 홈쇼핑과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베트남에 진출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못 내고 있는 것도 현지인의 생활습관과 구매패턴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베트남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지금부터 투자하는 것은 맞지만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딩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1월에 문을 연 중기중앙회 호치민사무소는 올 하반기 ‘베트남 유아용품 전시회’를 진행한다. 11월 2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총 32개의 한국 중소기업들이 참여한다. 조 소장은 “베트남 국민의 평균연령은 20대 후반인데 도시에서 생활하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구매력은 높지만 저출산 성향이 강해 질좋은 유아용품 수요가 많다”며 “유아용품 맞춤형 진출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치민사무소는 또 지자체와의 협력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올 6월에는 강원도와 협력사업을 진행했는데 도내 21개사를 호치민으로 초청해 총 226만달러 상당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조 소장은 “하반기 중으로 대전광역시, 인천광역시, 경상북도 등과 협력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베트남 현지에 대한 시장정보가 부족한 지방소재 중소기업들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치민=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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