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기획재정부도 ‘8월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경기)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한 달 전 “내수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며 ‘내수’에 한정했지만 이번에는 경기 전반으로 확대했다. 물론 7월 수출 증가율은 19.5%(전년 대비)로 6월(13.6%)에서 증가폭을 키웠다. 하지만 반도체와 선박이 각각 57.8%, 208.2% 폭증한 데 따른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2.8%에 그친다. 수출은 지난해 8월 2.6% 증가하며 사상 최장인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끊고 상승 흐름을 탔다. 올해 말로 갈수록 지난해와 비교한 수출 증가율은 둔화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하반기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 무엇보다 자동차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신제품이 출시되면 신차효과로 수출이 확 올라갔는데 올해는 신차가 나왔음에도 회복이 안 되고 있다”며 “8월 파업 문제, 중국과의 갈등에 따른 판매부진 등이 악재”라고 평가했다. 자동차부품 역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은데 부진한 상황이다. 반도체 착시효과도 문제다. 반도체나 선박 등을 제외하면 수출은 예년 수준보다 살짝 위다. 수출의 저변이 약하다는 얘기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반도체·석유화학 등 일부의 호황이 전체 경기 흐름을 긍정적으로 가지고 가는 측면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그러나 하반기까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경기는 상반기 활황이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하는 ‘상고하저’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이태규·김상훈기자 빈난새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