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가족들도 靑도 눈물바다..文 "피해 구제 재원 늘릴 것"

文 대통령 가습기살균제 피해 첫 공식사과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산소공급 호스를 착용한 채 참석한 한 여성 피해자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산소공급 호스를 착용한 채 참석한 한 여성 피해자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가족에게 머리를 숙였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발생했고 지난 2011년 피해의 원인이 살균제의 독성 물질임이 드러났으나 법정 다툼이 진행된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관리·감독에 책임이 있는 정부의 사과는 없었다.

문 대통령은 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어떤 위로도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막막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부모님과 힘겨운 삶을 살고 계신 피해자분들, 함께 고통을 겪고 계신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를 대표해서 가슴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지만 그동안 정부는 피해자 구제에 미흡했고 아픔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며 “책임져야 할 기업이 있는 사고이지만 정부도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지원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정 정부나 정권의 차원에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도의적, 정치적 책임을 다 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 및 가족들은 문 대통령을 보자마자 울먹이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소개하며 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눌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 한 피해자는 “대통령을 만나 너무 감사하다. 신경 써주셔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피해자와 가족들의 어깨를 다독여주기도 했다. 또 문 대통령은 피해 어린이 임성준 군의 어머니 권은진 씨가 “생후 14개월부터 산소통이 성준이의 일부”라고 말하자 깊은 한숨을 내쉬며 안타까워하고는 직접 사인을 해주며 위로했다. 배석한 김은경 환경부 장관도 눈물을 흘렸고 의원 시절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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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날 면담을 시작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예산을 출연해 피해구제 재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법률의 개정이나 제정이 필요한 사안은 국회에 협력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특별구제계정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국회를 통과한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안’과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의결됐다. 해당 법안에 따라 오는 2019년부터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모든 살생물 물질과 제품은 정부의 사전 승인을 거쳐 안전성이 입증돼야만 시중 유통이 허용된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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