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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섬해적단’ 한국 사회의 레드컴플렉스 소환...얼얼한 웃음과 음악으로

<논픽션 다이어리> 정윤석 감독의 신작으로 전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초청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가 지난 8/17(목)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배급 및 VIP 시사회를 성공리에 개최했다.

왼쪽부터-장성건, 권용만, 단편선, 박정근, 정윤석왼쪽부터-장성건, 권용만, 단편선, 박정근, 정윤석


정윤석 감독은 “이들의 음악을 영화로 잘 번역해주는 것 자체가 오늘 날의 한국사회를 다시 얘기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밤섬해적단 밴드의 앨범 프로듀서였던 박정근 씨가 구속이 되고 본격적으로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레드컴플렉스 얘기를 할 수 있었다”라며 연출의도를 밝혔다.


또한 “전작인 <논픽션 다이어리>와 같이 제작이 맞물려있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이 영화를 만들었을 때 제일 먼저 해보고 싶었던 게 ‘인물 다큐를 만들게 되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란 개인적인 호기심과 ‘극장에서 김정일 만세를 보여주면 어떨까’란 연출자로서의 호기심과 쾌감이었다. 기본적으로 밤섬의 음악이 소음으로 들리는데 그 안에는 명백한 메시지들이 있고 그것들을 영화로 잘 번역해주고 극장 스크린에 투사됐을 때 관객들에게 다른 강력한 의미로 전달될 것 같았다. 그런 과정 속에서 국가보안법에 구속되고 과정들을 보면서 어떻게 보면 이 친구들은 유희적인 태도로 북한을 가지고 놀았다고 하지만 우리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금기들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되었다. 그런 것들을 영화적으로 잘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다”라며 진솔한 답변을 이어갔다.

영화 출연 소감에 대한 질문에 드러머 권용만은 “만약에 내가 이 영화를 안 찍고 이 영상이 없었더라면 기억하지 못했을 일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어서 그 시절을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보컬&베이스 장성건은 “일단 옛날 이야기니깐 창피하고 앞으로는 저렇게 창피한 말은 되도록 하지 말아야겠다. 생업에 집중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며 솔직한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국가보안법에 회부되며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한 박정근은 “북한 얘기를 하다가 잡혀간 사건을 다시 보며 저 때는 내가 왜 북한을 재미있어 했을까 란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봐주고 격려를 많이 해줘서 작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있다”라고 답변했다. 단편선은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친구들을 찍은 영화를 보며 우리가 재미로 했었던 것들이 사실 꽤 많은 일반사람들이 겪지 않은 고생들을 했구나 란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다큐멘터리에 나올 수 있어서 좋다. 내가 봤던 다큐멘터리 중 감독이 가장 맘대로 만든 거라서 좋다”라며 감독을 향한 애정 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서 진행된 VIP시사회는 상영 시작 전에 진행된 무대인사부터 뜨거운 반응을 나타내었다. 음악, 영화,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셀럽이 참여한 VIP시사회는 영화제를 방불케할 정도로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과 탄식이 끊이지 않았다. 배우 전도연은 “이건 뭐지? 라며 영화를 보기 시작했고 흥에 겹다가 웃다가 통쾌하다가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기 시작했을 때 슬퍼졌다”라며 영화가 담아낸 희로애락에 감탄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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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밤섬해적단은 ‘밤섬에서, 경제와 자본의 중심지인 여의도를 습격하자’는 뜻을 담은 밴드명이다.2010년 첫 공연에서 존 케이지의 4분 33초를 10초간 커버한 뒤 망신을 당했다. 2011년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본부스탁’ 페스티벌에서 [김정일만세]를 불렀다가 보수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2012년 앨범 프로듀서 박정근의 국가보안법 재판에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앨범이 증거자료로 채택되었다.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는 8월 24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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