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이는 개별소비세를 인상하기로 합의하면서 아이코스와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세금 인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개소세가 오르면 생산 단가가 올라 가격 인상 없이는 사업을 접어야 할 판”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가격은 한 갑당 4,300원으로 세금 인상분 등을 고려해볼 때 5,000원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2일 국회 조세소위는 회의를 열어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개소세를 인상하는 내용의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이 오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이르면 9월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개소세는 한 갑당 126원에서 594원으로 오른다. 이는 일반 전자담배가 1g당 51원(한 갑당 306원)을 매기는 것에 비해서도 300원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지난 5월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를 선보이면서 국내에 첫 출시된 궐련형 전자담배는 세금 기준이 따로 없었기 때문에 개소세의 경우 세율이 가장 낮은 파이프 담배 수준에 맞추고 담배소비세는 1g당 88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1g당 73원 등 총 1,739.6원의 세금을 매겨왔다. 반면 일반 담배는 한 갑당 개소세 594원, 지방소비세 1,007원, 건강증진부담금 841원 등 3,323원의 세금이 붙어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 간의 조세 형평성 논란이 제기돼왔다.
세금 인상이 결정되면서 업계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내에 출시된 궐련형 전자담배인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의 ‘글로’는 각각 ‘히츠’와 ‘네오스틱’이라는 이름의 담배 스틱을 한 갑에 4,3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이날 “국회와 정부의 계획대로 전자담배 증세가 이뤄진다면 제조원가 및 40%의 수입 관세 부담 등에 따라 당사는 소비자 판매가 인상 없이는 아이코스 사업의 유지가 힘들다”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소세 인상분만 가격에 직접 반영한다면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은 기존 4,300원에서 4,768원으로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며 “일각에서는 5,000원대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는 세계 어디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에 일반 담배와 같은 세금을 매기는 곳은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에 따르면 일반 담배(궐련)에 비해 유해물질이 현저히 감소된 ‘아이코스’는 한국을 포함 전 세계 25개국에 출시됐으나 어떤 국가에서도 궐련과 동일한 세율을 적용 받은 사례는 없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