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독성 생리대 파문에...공포마케팅 '기승'

친환경·유기농 강조 광고 봇물

면 생리대 판매 1,877% 폭증

식약처, 유통제품 전수조사

“발암물질 생리대는 치명적입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기농 원단을 사용한 우리 회사의 친환경 순면생리대를 이용하세요.”

최근 한 생리대 제조사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살충제 계란에 이어 생리대까지 독성화학물질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케미컬포비아’가 확산되자 불안한 소비자들을 겨냥한 이러한 ‘공포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25일 인터넷 쇼핑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리대 업계를 비롯해 생활용품 업체들이 친환경·유기농을 강조하는 광고를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가운데 친환경 관련 상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G마켓은 ‘릴리안 생리대’의 안전성에 문제가 제기된 이달 17~23일 면 생리대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877% 급증했다. 옥션 판매량도 589% 늘었다. 일부 면 생리대는 주문이 폭주해 지금 주문해도 3주 뒤에나 제품을 받아볼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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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안전성이 확실한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난데다 관련 업계의 친환경 마케팅이 더해지면서 친환경 생리대 업계가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는 셈이다. 대학생 박모(22)씨는 “생리대 제품에 포함된 유해물질이 몸에 안 좋은지 몰랐는데 인터넷에 올라온 광고를 보니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다”며 “앞으로 화학성분이 들어간 생리대는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여성들 사이에서는 ‘생리대 공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관련 당국의 정확한 성분 발표가 아직 나오지 않은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돌아다니면서 불안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주부 김수지(33)씨는 “인터넷에서 생리대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생리대 발암물질 리스트가 뜬다”며 “잘못하면 유산까지 된다는데 아직 정확한 정보가 없어 더욱 겁이 난다”고 전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유통 중인 생리대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전체 59개사 896품목을 대상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우선 조사하기로 했다. 검사는 소비자단체가 발표한 생리대 시험 결과에서 위해도가 비교적 높은 벤젠·스티렌 등 약 10종류의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중심으로 9월 말까지 진행한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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