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직접 만들어 판다"...유통업체 'PB 大戰'

백화점서 온라인 쇼핑업체까지

식품에 편중됐던 자체제작 상품

의류·생활용품으로 영역 확대

신세계백화점 란제리 브랜드 ‘앤컷’./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신세계백화점 란제리 브랜드 ‘앤컷’./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가성비 트렌드에 따라 PB(자체 브랜드) 제품이 인기를 끌자 백화점부터 이커머스업체까지 PB 강화를 통해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 식품에 편중됐던 자체 제작 상품을 의류, 생활용품까지 넓히며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4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란제리 패션 편집숍 ‘엘라코닉’에 백화점업계 최초로 자체 제작한 란제리 브랜드 ‘언컷’을 선보였다. 캐시미어 브랜드 ‘델라라나’와 다이아몬드 브랜드 ‘아디르’에 이어 신세계백화점이 세 번째로 선보이는 PB다.




이마트 ‘데이즈’ 모델컷./사진제공=이마트이마트 ‘데이즈’ 모델컷./사진제공=이마트


언컷은 최근 편안한 란제리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춰 착용감을 극대화하고 감각적인 디자인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언컷 개발을 위해 란제리 전문 디자이너를 포함한 1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브랜딩부터 제작까지 1년여 간 매달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기능성 원사와 레이스, 순면 등 최고급 원단을 사용했지만 가성비를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브라 3만~5만원대, 팬티 1만~2만원 대 등 가격대도 합리적으로 구성했다.

11번가 자체 브랜드 ‘레어하이’./사진제공=11번가11번가 자체 브랜드 ‘레어하이’./사진제공=11번가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은 “백화점, 쇼핑몰, 아웃렛 등 국내 많은 유통시설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업의 본질인 상품 차별화를 위해 캐시미어, 다이아몬드에 이어 직접 제작한 란제리까지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화장품부터 남성 정장까지 가성비 좋은 PB 10여 개를 운영 중이며 올 하반기 저가 남성셔츠 PB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폼 더 스토어’ 등 편집숍 ‘폼’ 시리즈를 운영 중인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 4월 젊은 층을 위한 패션 전문숍 ‘언더라이즈’를 내놓았다. 오는 9월 목동점에 연내 이태원과 가로수길에 매장을 추가로 오픈한다.


대형마트도 식품을 넘어 의류 PB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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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출시된 이마트의 자체 의류브랜드 데이즈의 매출은 초기 2,000억원에서 최근 5,000억원까지 뛰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3월 자체 의류브랜드 ‘테’를 선보이고 빅사이즈부터 한복까지 다양한 형태의 의류를 선보이는 중이다. 테는 ‘Take it Easy’ 혹은 ‘Trend in Everyday’의 약자로, 바쁜 도시인에게 여유로운 스타일을 제안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가성비는 높이되 편안한 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홈플러스 역시 기존 자체 의류브랜드인 ‘플로렌스앤프레드’를 지난 2015년 ‘F2F’로 이름을 바꾸고 의류 PB 시장을 공략 중이다. F2F는 트래이닝 웨어, 이너웨어, 잡화 등 의류 전 카테고리에 걸친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온라인 쇼핑업체들도 자체 상품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자체 패션브랜드 레어하이를 론칭한 11번가는 해당 브랜드를 통해 가죽 제품, 남성용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는 등 상품군을 강화 중이다. 쿠팡은 지난달 자체 브랜드인 ‘탐사’를 통해 화장지, 미용티슈, 생수 등 제품 5종을 추가 출시하며 제품 카테고리를 넓혔다. 티몬 역시 지난 3월 자체 생활용품 브랜드인 ‘236:)’을 내놓고 타월·화장지·물티슈·옷걸이·섬유유연제·양말·종이컵·테이프 클리너 등을 선보였다. ‘236 미네랄워터’ 생수를 출시했다. 236:)의 지난 5월 매출은 출시 첫 달인 3월 대비 181% 상승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업체 입장에서는 이윤을 극대화하는 한편 소비자에게 가성비 높은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인 바로 PB”라며 “PB브랜드 수를 무조건 늘리는 정책을 펴기 보다는 적정 수준 내에서 PB를 운영하면 타 업체와는 다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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