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 게 값이 된 해방 전 ‘딱지’ 승차권
가장 눈길을 끄는 기차표는 1899년9월18일 노량진∼제물포간 개통 승차권이다. 승차권의 희소성 때문에 부르는 게 값. 그나마 진품은 몇몇 애호가들의 장롱 속에 보관되어 있고 시중에는 복제품이 더 많다고 한다. 경인선 개통이후부터 해방전까지 승차권은 한자나 일본어로 표기된 에드몬슨식승차권, 일명 ‘딱지’승차권이 사용됐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고 애호가들 사이에서 1매당 10~30만원선에서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해방 이후 등장한 한글 승차권...1974년부터는 전철 승차권 등장
해방 이후의 승차권은 표기내용이 일본어나 한자에서 한글로 바뀌었다. ‘딱지’ 승차권은 70년대까지 계속 사용됐다. 그러던 중 1974년8월 서울역∼청량리역간 지하철이 개통되면서 전철승차권이 발행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의 또 다른 특징은 해방직후와 6·25직후의 승차권이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높다는 점인데 이는 사회적 혼란기에 발행한 승차권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고 한다.
◇1980년대 전산 승차권 탄생...전철 승차권 다양화
1980년대에는 전산승차권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1981년 경부선, 호남선 등 주요노선을 시작으로 전산승차권이 점차 확대되었으나 지방의 지선이나 규모가 작은 역에서는 여전히 딱지승차권이 사용됐다. 한편, 수도권지하철이 연이어 개통되면서 전철승차권도 보다 다양해졌다.
◇KTX 시대, 마그네틱 승차권 도입
2004년4월 KTX의 등장은 또다시 승차권의 큰 변화를 몰고 왔다. 기존의 전산승차권이 마그네틱 스트라이프(자성띠 MS방식)로 바뀐 것. MS방식은 전철승차권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었으며 발매역·출발역·도착역·열차번호 등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점을 갖는다. 100년 이상 사용되던 추억의 ‘딱지’승차권은 이 시기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진화하는 승차권...집에서 인쇄하는 ‘홈티케팅 승차권’ 등장
2005년6월부터 집에서 개인용 컴퓨터(PC)로 인쇄하는 홈티켓팅 승차권이 사용됐고, 2005년10월에는 승차권이 아예 필요 없는 핸드폰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e티켓서비스가 시행됐다. 2006년9월에는 SMS(단문메시지서비스) 티켓이 사용되었다. 세계 최고수준의 인터넷 사용국가로서 KTX 만큼이나 빠르게 승차권 제도도 변화해 왔다.
◇KTX 개통 6년, 그 이후...
2010년 말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된 스마트폰 예매 어플리케이션인 ‘글로리앱’이 등장하며 다시 한 번 커다란 변화가 시작됐다. 2013년 ‘코레일톡’, 그리고 올해 ‘코레일톡+’가 등장하며 점차 실물 승차권보단 간편하게 예매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변화하고 있다. 역에서 승차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승차권을 간단하게 구매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방식의 승차권이 등장하게 될지 기대해본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