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7번째 저비용항공사(LCC) 운송 면허를 신청한 ‘에어로케이(K)’를 두고 항공업계가 시끄럽다. 국내 LCC 중 유일하게 외국 자본의 투자를 받아 자본금을 마련해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에어로K를 둘러싼 의혹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봤다.
①에어로K는 외국 항공사?
에어로K에 거대 외국투자가가 있다는 의혹은 계속해서 제기됐다. 자본금 450억원 중 21.8%(98억원)를 외국투자가들을 통해 모은 것이 발단이다. 항공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체 지분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지 못한다. 국가 기간산업이고 안전이 최우선인데 자칫 외국 자본이 항공업을 돈벌이 수단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에어로K의 외국인 투자 지분율은 문제없다. 하지만 주요 주주인 한화(22%)나 에이티넘파트너스(22%)가 보유한 우선전환주를 외국인투자가에 넘기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외국인 주주의 입김이 세질 수밖에 없다. 에어로K는 “국내 자본이 78%에 이르는 토종항공사”라고 설명했다.
②외국인 임원이 요직 차지?
항공법은 외국인의 지분 소유 제한 외에도 외국인이 사업을 사실상 지배하는 경우 영업을 제한한다. 외국인이 항공사를 사실상 지배하는지 여부는 외국인이 경영의 주요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본다. 에어로K의 국내 법인인 AIK는 총 9명의 임원이 있는데 이 중 4명은 외국인이다. 특히 외국 국적의 임원들은 운영총괄 부사장, 재무담당 임원, 종합통제, 운항 부문 등 주요 사업의 결정과 운영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운영·조달·정비·마케팅 등에 실질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에어로K는 이에 대해 “에어로 K의 등기임원은 항공법에 따라 적법한 한국 국적의 이사진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③에어아시아 우회 자본?
에어로K 배후에는 아시아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가 있다는 의혹이 많다.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에어아시아는 2014년 한국법인 설립을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외국 자본이 사실상 지배하는 법인이라는 이유에서다. 에어로K의 임원 중에는 미국 국적의 이정복 부사장이 있다. 에어아시아의 북아시아 최고경영자(CEO)를 지냈고 에어아시아 재팬 설립에 큰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에어로K의 항공기 기종 역시 오해를 받는다. 신생항공사들은 대규모로 항공기를 사지 못한다. 항공기 제작사에서 해당 업체가 지속 가능한지에 의문을 갖기 때문이다. 보통 2~3대로 시작한다. 하지만 에어로K는 에어버스 ‘A320’ 8대를 한번에 사기로 했다. 대규모 항공기 계약은 재무구조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에어로K 배후에 에어아시아가 없다면 이런 계약이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에어아시아는 에어버스사의 항공기(A320·A330)만 운영한다. 에어로K는 이에 대해 “현재 어떤 항공사도 투자하지 않고 향후에도 항공사로부터 투자를 받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