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지난 25년간 대화…북한과의 대화는 답이 아니다”

트럼프 “지난 25년간 대화…북한과의 대화는 답이 아니다”




북한이 미국의 거듭된 경고를 보란 듯 무시한 채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계속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내심도 한계를 드러냈다.


북한과의 대화는 북핵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대화 무용론’을 공식 천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지난 25년간 북한과 대화를 해왔으며 터무니없는 돈을 지불했다. 대화는 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틀 전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고 강경노선을 예고했지만, 북한과 대화 효용성을 아예 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총리와의 통화 때는 ‘지금’이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이 부분도 삭제했다.

취임 후 석 달여의 대북정책 검토를 거쳐 지난 4월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문으로 끌어낸다는 대북 기조를 확정한 지 4개월 만에 변화 모색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이 단거리와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조만간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추가 발사를 결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도 다른 대처 방식이 필요해진 것은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부터의 북미 협상을 모두 실패로 규정해온 기존 인식도 재확인했다. “지난 25년간 북한과 대화해왔고, 터무니없는 돈을 지불해왔다”고 말했다.

이는 1990년대 초 제1차 북핵 위기가 터진 이후부터의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터무니없는 돈’은 1994년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 이후 미국의 중유(重油)와 식량 지원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의식은 지난 3월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그는 일본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20년간 실패한 접근을 했다. 이는 미국이 다른 길을 가도록 북한을 독려하고자 13억5천만 달러(약 1조 5천272억 원)를 제공한 기간을 포함한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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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한동안 북한과의 대화를 배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앞으로 미국의 대북 전방위 압박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아랑곳 않고 기존의 정해진 타임테이블에 따라 핵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북한을 향해 더 거친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군사옵션 사용’이란 카드를 고리로 한 위협 강도를 높이기 위해 한반도 주변에 핵심 전략 자산을 전개하고, 북한은 물론 북한과 거래하는 국가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예상된다.

강력한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지는 ‘세컨더리 보이콧(제삼자 제재)’을 시사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북한의 우방을 압박할 공산도 없지 않다.

다만 미국이 현재 국면에서 사용할 카드가 제한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무용론은 북한 협박을 위한 ‘레토릭’ 수준에 그칠 수도 있다.

전쟁 직전에도 협상의 문은 닫지 않는다는 외교 논리에 따라 북한과의 물밑 대화 창구도 계속 가동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미국 내에서도 북한에 대해 꺼낼 수 있는 ‘카드 한계론’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도 이날 미국을 방문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는 답이 아니라고 했는데 외교적 해법이 고갈됐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우리는 절대 외교적 해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하겠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중국 등 북한에 우호적인 주변국에 대한 외교적 압박 등을 강화하겠다는 것인지 현재로선 명확치 않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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