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능개편 1년 늦춘다]교육과정·입시 엇박자...現 중2 새 수능·고교 동시선발 '이중고'

개편 유예 문제점은

문·이과 통합 새 교육과정

내년 고1부터 적용되지만

수능선 통합사회·과학 제외

제대로된 교육 기대 어려워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31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김부총리는 수능 개편안을 1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권욱기자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31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김부총리는 수능 개편안을 1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권욱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이 1년 늦춰지면서 교육과정과 입시제도가 엇박자를 내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문·이과 통합을 핵심으로 하는 새 교육과정(2015 교육과정)은 내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학생(현 중3)에 적용되지만 문·이과 분리를 전제로 한 2009 교육과정에 따른 수능은 그대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 문·이과 통합이라는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를 살리는 것은 적어도 내년 고1에 대해서는 불가능하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교육과정과 수능이 엇박자를 내면서 시험 범위에 대한 혼선도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 개편 유예로 현 중3이 치르는 2021학년도 수능은 올해 치러지는 2018학년도 수능과 시험영역 및 평가방식이 동일하다. 시험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최대 2과목 선택), 제2외국어/한문 등 최대 7개 과목이다. 이 가운데 영어와 한국사는 9등급 절대평가이며 나머지는 상대평가다.

문·이과 통합 취지에 따라 2015 교육과정에 신설된 통합사회 및 통합과학 과목은 수업은 하지만 수능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내신평가에는 포함되는 만큼 아예 손을 놓을 수는 없지만 제대로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다. “수능개편 유예로 문·이과 통합은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과학Ⅱ’와 ‘기하와 벡터’ 과목을 둘러싸고도 혼란이 예상된다. 과학Ⅱ의 경우 2015 교육과정에서는 수능에서 제외하는 것을 전제로 진로선택과목에 편성됐지만 이번 개편 유예로 2021학년도 수능 시험과목에 포함된다. 이과 학생들이 주로 보는 수학 가형 가운데 많은 학생이 부담을 느끼는 ‘기하와 벡터’도 새 교육과정에서는 진로선택과목으로 분류된다.

관련기사



이진석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은 “바뀐 교육과정 안에서의 출제 범위 등 자세한 내용은 내년 2월에 발표할 것”이라며 “시험 과목이 같은 채로 교육과정이 달라지지만 달라진 교육과정 내에서 (문제를) 출제해 학생들이 추가 학습부담을 지거나 배우지 않는 부분에서 문제가 나오는 일이 없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5 교육과정을 반영한 새로운 수능은 현 중2를 대상으로 처음 치러진다. 현 중2는 당장 내년 고교 선택에서부터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8월 발표되는 ‘새 정부 교육개혁 방안’의 대략적 방향을 점치기 어려운데다 내년부터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와 일반고 동시 선발의 첫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보면 수능 영향력 약화, 학생부종합과 내신 영향력 강화 등이 예상되는 만큼 학종 준비에 유리한 고교 진학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자사고·외고의 영향력 약화로 강남 8학군 일반 명문고의 인기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능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