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박성진 중기부 장관 후보자 '역사적 무지' 항변…자진사퇴 거부

"건국 개념 몰라…정치활동 안해

국가에 공헌할 일 있다고 생각"

박성진 중기장관 후보자




독재 미화와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박성진(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 거부 의지를 밝혔다. 최근 논란이 대부분 자신의 ‘역사적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항변했다.

박 후보자는 31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께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며 “아직까지 국가에 공헌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최근 각종 논란과 관련해 1시간 넘게 해명하며 사실상 자진 사퇴할 생각이 없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역사와 이념적 논란에 대해서는 주로 “개념 자체를 몰랐다” “생각해 본적 없다”로 일관해 회피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박 후보자는 건국절 논란에 대해서는 “부끄럽지만 건국과 정부 수립의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헌법에 기술돼 있는 가치에 대해 존중하고 수용한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1919년을 건국으로 보는 현 정부의 시각에 동조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뉴라이트를 들어본 적은 있지만 한 번도 그 운동이 어떤 성격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며 “지금까지 어떤 정치적 이념활동을 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젊은 시절에 나의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기독교와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이었다”며 “지금까지 저는 1987년 대학 입학 이후 시위나 집회를 나가본 적이 없을 뿐더러 최근 촛불집회에도 참여한 적이 없는 등 제 에너지의 99%는 교육과 창업에 쏟아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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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교수인 박 후보자는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정기세미나에 뉴라이트를 대표하는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초청했다. 또 2015년 포항공대 교수로 재직할 때 제출한 연구보고서에서 1948년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이승만 정부 당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립을 위해 독재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이념 논란이 빚어졌다.

자녀의 이중국적에 관해서는 “미국에 일하러 가 있는 3년 동안 둘째와 셋째를 낳았고 미국에서 살아야 했기 때문에 미국 시민권을 등록했다”면서 “아직은 만 15세, 13세로 어리기 때문에 국적을 선택할 때 본인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주려고 한다”고 해명했다. 부인이 아파트 분양권 다운계약서 거래를 통해 탈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바빠서 하지 못한 불찰이다”면서 “자녀들 통학문제로 급하게 하다가 그렇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날 박 후보자가 최근 논란에 대해 해명에 나섰지만 사실상 ‘자신이 모르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란 해명을 내놓음으로써 악화된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야당들은 이날도 박 후보자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국정운영에 또다른 암초가 되기 전에 빠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박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일파만파다. 창조론, 뉴라이트, 세금탈루, 자녀 이중국적까지 어느 것 하나 국민의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날 박 후보자에 대해 “박근혜 시대에나 있을 법한 인사로, 정부는 즉각 지명을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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