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포르노 속 관음증, 일상 파고들었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연구소장

학교·교회서 공직현장까지

폭력·관음·금지된 성 일상화

TV 등 희롱·추행 미화도 문제



“포르노에 익숙해진 세대들이 보고 들은 것을 실제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31일 서울 종로구 행복한성문화연구소 상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배정원(사진) 소장은 한숨을 쉬며 이같이 말했다. 세종대 겸임교수로 올바른 성문화를 강의해온 그도 최근 1년간 국내를 떠들썩하게 한 성범죄는 낯설다고 밝혔다. “관음증을 일상화한 이들이 드디어 학교·교회·공직현장에까지 이를 적용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배 소장이 지적한 포르노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폭력, 관음, 금지된 성의 일상화다. 현재 유통되는 포르노는 주 소비층인 남성의 욕구에 맞춰 다양한 직군과 나이의 여성이 등장하고 원치 않는 추행이나 강간을 자극적 요소로 가미하는 경우가 많다. 포르노 영상을 보며 성적 흥분을 느끼고 자위행위를 하는 행태를 반복하면 ‘폭력=섹시한 것’이라는 반사작용을 학습하기가 쉽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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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소장은 “포르노 시장은 성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옹호론에도 단호히 맞선다. 포르노가 오히려 잠재적 성희롱 가해자를 양산한다고 봤다. “불륜 드라마를 계속 보는 사람들은 주변 관계도 모두 불륜으로 의심한다”며 “포르노를 소비할수록 개인은 일상에서 불가능하다고 느꼈던 것들을 포르노 안에서 실현하며 자신도 모르게 주변 관계를 잠재적 성관계 대상으로 인식하기 쉽다”고 말했다. 최근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은 몰카나 리벤지 포르노가 더 잘 팔리는 현상에 대해서도 “포르노를 보는 방식 그대로 현실 속 여성을 관음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배 소장은 “TV·인터넷 등에서도 상대방의 동의 없는 희롱과 추행을 ‘쿨하다’며 미화하고 있다”며 “관계를 배제한 채 오로지 자극만 추구하는 성 산업의 폐해를 직시하고 적절한 규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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