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를 앞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후임 인선을 놓고 KB노조가 명확한 근거도 없이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며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라고 요구해 안팎으로 무리한 주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KB노조는 사외이사 선임을 통한 경영권 참여도 주장해 회장과 사외이사 선임에 모두 관여하겠다는 과욕을 부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은행 등 KB금융그룹 계열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KB노동조합협의회(KB노조)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박찬대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진행 중인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KB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차기 회장 선임절차가 “투명성·공개성·공정성 면에서 심각한 후퇴를 보일 뿐 아니라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논평했다. 지난 2014년 당시 회장추천위원회는 100여명에 달하는 후보군을 압축하는 절차, 채점방법, 최고경영자(CEO)의 자격, 심층면접 구성 및 시간 등을 상세히 공개했는데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절차는 당시보다 후퇴했으며 ‘깜깜이’ ‘날치기’라고 KB노조는 비판했다.
KB노조는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중단하고 후보자 명단과 작성경과를 공개하며 주주·고객·직원 대표로 구성된 별도의 자문단을 통해 이해관계자가 회장 선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KB노조는 특히 “회장이 사외이사 선임에 참여하고 그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가 다시 회장을 선임하는 회전문식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며 차기 회장 선임과 별개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 11월 열릴 KB금융 임시 주주총회에서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할 것이며 KB금융지주 정관과 이사회 규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B노조의 주장에 대해 KB금융지주 이사회 측은 회장 선임을 진행하고 있는 확대지배구조위원회가 “관련 규정과 이사회·주주총회 등 실무절차 진행에 필요한 기간, 장기간의 추석 연휴 등을 고려해 (선출) 시기를 정했으며 올해 초 개최된 타사의 최고경영자 추천 일정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사회 측은 2014년 회장과 사외이사 전원이 교체되는 사태를 겪고 1년4개월에 거친 논의 끝에 “현직 회장에게 연임 우선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경영승계 규정 제정을 결의했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논의한 것은 회장 후보 추천의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라고 주장했다.
또 차기 회장 후보 중 한 명인 윤종규 회장은 후보자에 대한 일반적 평가 외에 “지난 3년간의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를 별도로 받게 돼 한층 더 엄격한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황정원·권경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