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은 대한이과학회가 지정한 ‘귀의 날’이었다. 귀 건강은 평소 소홀하기 쉽지만 꾸준히 관리해야 질환 예방과 기능 유지가 가능하다.
귀 질환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은 갑자기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돌발성 난청’이다. 돌발성 난청의 정확한 병명은 ‘특발성 돌발성 난청’이다. 난청이라고 하면 이어폰으로 음악을 매우 크게 듣는 등 심한 소음에 노출돼야 생긴다고 알려져 있지만 돌발성 난청은 소음에 노출되지 않아도 생긴다. 주변이 조용한데도 이명 현상이 나타나고 갑자기 청력이 떨어졌다고 느낀다면 돌발성 난청의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쪽 귀에서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돌발성 난청의 발생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바이러스 침범이 거론되기도 하고 혈액순환 문제로 내이(內耳·속귀)나 내이신경 쪽에 혈액 공급이 잘되지 않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중요한 것은 제때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다. 치료를 제때 받으면 60~70% 환자가 정상 청력을 되찾게 된다. 증상이 나타난 후 1~2주 이내에 치료에 들어갈 때 회복 확률이 가장 높다. 반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회복률이 30~40%로 떨어진다. 치료를 못 받고 돌발성 난청이 계속 진행되면 내이가 점점 망가져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도 생긴다.
주로 약물치료법을 쓰는데 스테로이드제·혈액순환개선제·항바이러스제 등이 주로 처방된다. 약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거나 약 부작용이 우려되면 직접 고막 내로 약물을 주사하기도 한다. 이후로도 청력의 회복 정도와 이명 등 후유증 유무를 고려해 추가적 처치에 들어가기도 한다.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받으면 먼저 외부 소음에 노출되는 일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일시적인 중이염 정도로 생각될 수 있는데 조기에 치료할수록 회복률이 높아지므로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도움말=정종우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