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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강수연 사퇴 “보이콧 있지만 불신 NO” 당부

그간 우여곡절 많던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로 제22회를 맞았다.

강수연 집행위원장, 신수원 감독, 배우 문근영, 김동호 이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 31층 슈벨트 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2017) 개막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강수연 집행위원장, 신수원 감독, 배우 문근영, 김동호 이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 31층 슈벨트 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2017) 개막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1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공식 개최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김동호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 신수원 감독, 배우 문근영이 참석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계 75개국 298편의 영화가 상영을 한다. 이 가운데 세계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 부분에 장편 76편, 단편 24편 등 100편이, 자국을 제외한 해외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에는 장편 25편, 단편 5편 등 29편이 선보인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은 신수원 감독 연출, 문근영 주연의 ‘유리정원’이다. ‘유리정원’은 홀로 숲 속의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를 훔쳐보며 초록의 피가 흐르는 여인에 대한 소설을 쓰는 무명작가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상에 밝혀지게 되는 충격적인 비밀을 다룬 작품.

폐막작은 대만의 실비아 창(Sylvia CAHNG)이 주연과 연출을 맡은 ‘상애상친’으로, 각 세대를 대표하는 세 여성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를 은유적으로 관통하며 다양한 결과와 섬세한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이번에는 특별히 고(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를 기리는 지석상을 신설하기도 했다. 고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는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 참석하던 중 건강상의 이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까지 진행한 후 10월 21일 영화제 폐막식을 마지막으로 직위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린 바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내부 문제는 2014년 ‘다이빙벨’ 상영 때부터 시작됐다. 2015년 강수연이 집행위원장으로 앉은 후 지금까지 부산영화제 사태 해결에 적극적인 대응이 나오지 않다는 집행부의 지적이 이어지며 불통 논란에 휩싸여왔다.

급기야 지난달 7일 부산영화제 사무국은 성명을 통해 서병수 시장의 사과와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복직을 통한 명예회복을 요구했다. 이에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은 이번 영화제까지만 활동하고 영화계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 /사진=지수진 기자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 /사진=지수진 기자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 31층 슈벨트 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2017) 개막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 31층 슈벨트 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2017) 개막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


이날 강수연은 “임기가 3년이었다. 그러나 시작 날부터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숙제를 안고 있다. 그 중에서 많은 부분이 해결되지 않았다. 집행위원장으로서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올해 영화제를 치러야한다는 생각이 컸다. 매년 영화제에 대한 불신을 준 것이 안타깝다. 어떤 이유에서도 영화제는 개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영화제를 알차게 준비해서 개최한다는 생각으로 영화제를 마친 후 집행위원장 자리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영화산업노조, 촬영감독조합, 산업노조는 보이콧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루아침에 이 입장이 쉽게 바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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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이사장은 “지난 5월 부인했고 정관상으로는 3년의 임기가 남아있다. 누구를 후임자로 정할지를 놓고 진통을 겪었다. 부산시에서는 나를 절대 이사장으로 하면 안 된다고 했고, 최후에 어쩔 수 없이 조직위원장으로 부임했다. 부임 후에는 작년 2월 25일까지 정관을 개정하기로 합의했지만 보이콧 문제가 있어서 정관 개정을 7월 말까지 하기로 했고, 정관 개정을 임시 철회하기로 했다.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정관개정을 하기로 하고 내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영화제에 머무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 올해 영화제를 끝으로 그만 두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정관상으로 보면 이사장, 집행위원장은 이사회의 총회에서 결정한다. 이사회는 18명으로 구성돼 있고 그 중 9분은 부산에 계신 분, 나머지 9분은 영화인들로 구성돼 있다. 저희 둘이 물러난다 하더라도 부산에 계신 분들, 영화인 분들이 각자의 사정을 잘 알아서 현명하게 좋은 분을 후임자로 선임할 것으로 확신한다. 앞으로의 부산영화제는 차질 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올해 초부터 예산으로 걱정을 많이 끼쳐드렸다. 그럼에도 다행스럽게 예산은 4억 8천 만 원이 더 증액됐다. 전체 액수는 예년과 동일한 수준이다”며 “오로지 프로그래머들이 영화의 수준, 예술성, 파트별 적합성으로 영화들을 선정했다”고 영화 프로그램 선정 기준을 밝혔다.

신수원 감독과 문근영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 31층 슈벨트 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2017) 개막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신수원 감독과 문근영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 31층 슈벨트 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2017) 개막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


김동호 이사장은 “일련의 일을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리겠다. 2012년에 있었던 회계상의 착오라던가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서 지금에 와서 문제가 불거졌다. 2012년에는 나나 강수연 위원장이 없었을 때의 일이었지만 현재 그런 일이 불거졌다면 지금에서라도 책임자가 책임을 지는 것이 정당한 판단이라 생각한다. 내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그는 “이해할 수 없던 것은, 강수연을 공동집행위원장으로 모셔왔고 단독 집행위원장이 된 후에는 어렵게 영화제 개최를 이끌어왔다. 올해 3, 4월까지도 그랬다. 갑자기 5, 6월이 되어서는 소통이 안 된다는 이유로 강 위원장이 그만둬야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소한 문제가 있더라도 우리가 자리에 있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면 결국엔 함께 그만두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이 같은 말에 강수연은 “예전 일이든, 지금 일이든 집행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영화제가 끝난 때로 시기를 잡은 것은, 올해도 영화제가 제대로 열릴까라는 불신을 주는 것이 앞으로의 영화제에 도움이 되지 않겠다고 생각해서다. 내가 영화제를 담당하면서 영화제를 할 수 있을지 매일 매일이 위기였다. 여러분의 걱정 덕에 오늘의 기자회견까지 올 수 있었다. 일련의 3년간 여러분의 상상 이상으로 고통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영화제 개최에 대한 불신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12일부터 21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 32개 스크린에서 열린다. 2017 아시아필름마켓은 10월 14일부터 17일, 2017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은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유리정원’은 12일 개막식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으로 공개된다. 정식 개봉은 올해 하반기 예정.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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