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 '인간의 창조력'으로 인공지능 뛰어 넘어야

■김재인 지음, 동아시아 펴냄



지난해 인공지능 알파고는 이세돌에 4대1로 완승했다.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이 벌인 세기의 대결에서 인간지능이 참패한 결과지만 이세돌이 알파고에 1승을 거둔 유일한 ‘인간 바둑 기사’라는 점은 오히려 놀랍다. 컴퓨터라는 단어도 ‘계산하다’에서 나왔듯 컴퓨터에 기반한 인공지능은 계산을 잘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은 인간지능이 능가할 수 없는 인공지능에 대해서가 아니라,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 대부분이 인공지능을 과도하게 ‘의인화’ 한 데서 생겨난다는 점을 지적한다.

책은 ‘인공지능의 시조’인 앨런 튜링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개발되어 온 인공지능의 역사와 프로그램되는 방식, 최신 연구 성과들을 살펴보며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인공지능이 활약하게 될 공산이 큰 자율주행 자동차의 미래를 전망할 때 가장 큰 골칫거리는 다름 아닌 인간 운전자다. 인간은 음주운전, 졸음운전 같은 돌발 행동을 할 수 있으며 보복운전이나 경쟁운전 같은 의도적인 돌출 행동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은 인간의 ‘생각’, ‘지능’, ‘마음’이 무엇인지를 추적해가며 철학적 접근에 힘을 기울인다. 지능을 가진 존재여야만 할 수 있는 ‘생각’이라는 것을 기계가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저자의 입장은 회의적이다. 우리조차 생각과 마음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하며 당장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생각과 마음이 있다는 것조차 알 방법이 없으니 오죽하겠느냐는 말이다. 나만이 내가 생각하고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확신하고 증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각과 마음은 ‘주관적’ 대상이다. 이 논의는 책의 막바지에서는 플라톤과 데카르트를 예로 들며 서구 사회를 지배해온 몸과 마음의 이원론과 이것이 현재 인공지능 개발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 흥미를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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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에 이르러서 저자는 많은 이들이 걱정하듯 바둑·운전 등 특정분야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지능을 뛰어넘을 수는 있다고 정리한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압도할 수 없는 일을 찾아야 하며, 그 길은 ‘창작활동’이라고 주장한다. 모두가 예술가가 되라는 것이 아니다. 창작을 학습 활동의 핵심으로 여기고 각 개인이 창작자가 되어 보는 경험을 많이 하라는 얘기다. 2만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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