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공공조달시장 일자리 만들기

박춘섭 조달청장

박춘섭 조달청장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둔화되면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13일 발표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청년실업률은 9.4%로 월별 기준 1999년 이후 18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취업준비생 등을 포함한 체감 청년실업자는 114만명으로 사실상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 상태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일이 될 수밖에 없고 공공조달 과정에서도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을 우대하고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함으로써 일자리가 최대한 많이 늘어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공공조달시장 규모는 117조원 수준으로 그중에서 중소기업 제품이 74%인 86조원을 차지했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일자리의 88%를 담당하고 있고 신규 고용에 한계가 있는 대기업에 비해 고용 창출 잠재력이 크다.

조달청은 공공구매력을 활용해 기술력 있는 우수 중소·벤처기업의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함으로써 기업의 생산과 매출 증가와 함께 고용이 증가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공공조달로 판로를 개척하고 성장 발판으로 활용하는 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벤처나라’ 등록 △다수공급자계약 △우수조달물품 지정 등 세 가지가 대표적이다.


벤처나라는 새로 개발된 제품이라 물품 분류가 어렵거나 조달 실적이 없어 공공입찰에 참여하기 어려운 기업들에 공공판로를 열어주기 위해 운영되는 창업·벤처기업 제품 전용 온라인몰이다. 국가·공공기관 등 수요기관은 조달청이 보증하는 ‘벤처나라 등록상품’이라는 공신력을 믿고 물품을 구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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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공급자계약(Multiple Award Schedule, MAS)은 품질과 성능이 유사한 물품을 수요기관이 선택할 수 있도록 2개 이상의 계약상품을 나라장터에 올려놓은 온라인 쇼핑몰이다. 한 종류의 물품에 여러 기업의 제품이 게시돼 수요기관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많은 기업에 판로를 제공해주고 있다.

우수조달물품에 선정되면 나라장터에서 수요기관과 생산기업이 자유롭게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기술력과 품질만 우수하다면 기업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는 실증적 사례를 보여주는 제도다.

조달청은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 6일 ‘공공조달을 통한 일자리 창출 지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앞으로 고용을 많이 늘리는 기업과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업에는 정부 입찰과 우수조달물품 심사에서 가점을 주고 임금 체불 기업과 최저임금 위반 기업은 반대로 감점된다. 사회적으로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일자리 관련 기업에도 입찰시 가점을 부여하며 가족친화 인증 기업과 근로 환경 개선 기업에 대한 가점도 확대된다.

기술력은 좋지만 네트워크와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이라면 조달청 판로지원 프로그램을 잘 활용해 기업을 키우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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