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하는지도 몰라" 썰렁한 코리아세일페스타

명동·백화점 등 축제 열기 실종

전통시장엔 아예 현수막도 없어

"손님 수 작년 추석 절반도 안돼"

29일 신세계백화점 명동점 앞에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알리는 홍보물이 걸려 있다.  /윤경환기자29일 신세계백화점 명동점 앞에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알리는 홍보물이 걸려 있다. /윤경환기자


“지금이 축제 기간이라고요? 전혀 모르겠는데요.”

영국에서 온 유학생 조슈아(27)씨는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기간을 맞은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기자가 “영국의 박싱데이와 같은 세일 행사를 전국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조슈아씨는 “영국과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며 “홍보 포스터도 없어서 지금 그런 행사를 하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코세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9일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은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거리를 다니는 사람이 없었고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점포들을 지나칠 뿐이었다. 지난해에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강남구청 주관 하에 ‘가로수길거리축제’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이마저도 없어 거리가 썰렁했다.


쇼핑의 메카 명동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관련기사



중국 국경절 휴일(10월1~8일)과 맞물린 연휴의 첫날이었지만 거리는 한산했다. 특히 지난해 연휴 첫날부터 거리를 발 디딜 틈 없게 만든 중국인들이 자취를 감춘 게 가장 큰 차이였다. 미샤·올리브영·에뛰드하우스 등 일부 화장품 로드숍을 제외하고는 정부 주도의 대규모 할인 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 홍보물이 붙은 점포가 거의 없었다.

길 건너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매장을 오가는 고객 수는 여느 평일과 다름없었다. 상층부에 위치한 면세점도 출국을 위해 면세품을 미리 사는 내국인 고객이 중국인 관광객 수와 비등할 정도로 사람이 적었다. 지난해 같은 날 이들 백화점은 오전10시30분 개장 전부터 고객들이 행사를 즐기기 위해 길게 줄을 섰던 곳이었다.

전통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남대문시장을 비롯한 상당수 전통시장에는 아예 행사 포스터나 현수막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독립문 영천시장에서 수십년째 이불장사를 하고 있는 박모(78) 할머니는 행사 이름 자체도 금시초문인 듯 “무슨 페스트?”라고 묻더니 “지난해 추석 때보다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A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3·4분기 백화점들의 실적은 상반기보다 더 악화된 상황”이라며 “정부가 홍보 비용은 잔뜩 투입했지만 효과는 없을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윤경환·변수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