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0.35%(200원) 하락한 5만7,700원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신한지주는 전일 대비 0.8%(400원) 상승한 5만5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엇갈렸지만 시가총액에서는 KB금융이 24조1,250억원으로 신한지주(23조9,774억원)를 앞섰다. KB금융은 지난 6월 7년 만에 신한지주로부터 금융 대장주 자리를 탈환했다.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며 경쟁을 이어오다 최근 들어 선두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앞서나가는 실적이 KB금융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3·4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8,930억원으로 신한지주(8,360억원)를 앞선다. 지난 2·4분기 1조47억원으로 신한지주(9,019억원)를 추월한 후 연속해 더 나은 실적을 보인 것이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KB금융의 3·4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가 약 54% 오른 데 비해 신한지주는 15% 상승에 그쳐 성장성에서 차이는 더 벌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KB금융이 자회사 지분율을 확대하면서 이익이 늘어난 것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증권과 손보·캐피털까지 이익이 증가하면서 비은행 비중이 내년에는 42% 내외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등 포트폴리오가 가장 안정적”이라며 “KB금융이 분기별 호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연간실적에서 금융권 중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실적에 따른 배당 기대감도 KB금융의 수급을 높일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 연구원은 “기업 이익 증가로 KB금융의 올해 시가배당수익률이 3% 내외로 예상된다”며 “연말로 갈수록 시장에서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시중금리 상승 전망에 다른 은행들에 대한 실적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KB금융·신한지주 외에도 하나금융지주(086790)와 기업은행(024110)의 3·4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가 6,509억원, 3,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9%, 29% 개선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에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강해지고 있고 시장 금리도 지속적으로 고점을 높여가고 있다”며 정부 부동산 정책 등으로 주가가 하락한 지금이 은행주 투자 기회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