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며 주민투표를 실시한 이탈리아 북부 2개 주와 “헌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협상을 할 채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젠틸로니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베네치아 인근 마르게라의 정유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치권 확대 주민투표가 촉발한 논의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며 “정부는 두 지역이 진행하고자 하는 바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논의는 이탈리아를 어떻게 하면 더 잘 돌아가도록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돼야 하며 이탈리아의 통일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돼서는 안된다”며 “이탈리아의 법률과 헌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자치권 확대)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부유한 지역인 롬바르디아와 베네토주는 지난 22일 자치권 확대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해 90%가 넘는 찬성표를 받았다. 두 주는 이번 주민투표 통과에 따라 세수 통제권 확대를 비롯해 난민정책, 치안, 환경, 교육, 보건, 사회간접 시설 등 총 23개 영역에서 지역의 권한을 늘려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자신의 지역에서 거둔 세금 대부분을 중앙 정부로 분담하지 않고 지역에서 쓰겠다는 요구를 중앙정부가 받아들일 경우 별다른 산업 기반이 없는 낙후된 남부 지역에 투입할 재원이 줄어들기 때문에 중앙 정부로서는 세수 통제권 강화 요구는 수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