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수당 하원의원 마크 가니어가 과거 여비서에게 성인용품을 사오라고 시킨 사실이 밝혀져 국무조정실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영국에서 한 차관이 여비서에게 성인용품을 사오라고 시킨 사실이 드러나 조사를 받게 됐다고 영국 BBC방송과 AFP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이자 국제통상부 차관인 마크 가니어 밑에서 비서로 일했던 캐럴라인 애드먼드슨은 이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더선에 지난 2010년 가니어가 자신에게 현금을 주면서 런던 성인용품점에서 성인용품 2개를 사오게 시켰다고 폭로했다. 술집에서 가니어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외설적인 표현으로 불렀다고도 밝혔다. 가니어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한 행동은 악의없는 장난이었을 뿐 성희롱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제러미 헌트 보건부 장관은 정부 운영을 관장하는 영국 국무조정실이 가니어가 각료 행정 수칙을 위반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헌트 장관은 BBC에 “만약 이번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여배우를 상대로 저질러온 각종 성폭행 및 성추행으로 촉발된 미국 내 성폭력 고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할리우드 연예계에서 미 의회와 정치권으로 확산했다. 캠페인은 대서양 건너 영국으로도 번졌다. 영국 남성 정치인이 한 부적절한 행동과 성희롱을 폭로하는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다. 보수당 소속 전직 각료로 기혼자인 스티븐 크랩은 지난 2013년 취직을 위해 면접을 보러 온 한 19세 여성 지원자에게 성적으로 노골적인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보도되자 지난 28일 사과한 바 있다.
테레사 메이 총리는 하원의장에게 영국 의회 문화를 바꿀 방법을 조언해달라는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헌트 장관이 전했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지난 27일 영국 의회 내 “비뚤어지고 수치스러운 문화”를 끝낼 것을 촉구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