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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4중주단 '미켈란젤로 스트링 콰르텟'] "솔로 연주 스타일 희생하면 더 위대한 멜로디 탄생하죠"

내일 금호아트홀서 내한공연

하이든·슈베르트 등 작품 선봬

현악4중주단 ‘미켈란젤로 스트링 콰르텟’의 멤버들. 다니엘 아우스트리치(왼쪽부터 시계방향), 노부코 이마이, 프란스 헬머슨, 미하엘라 마틴. /사진제공=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현악4중주단 ‘미켈란젤로 스트링 콰르텟’의 멤버들. 다니엘 아우스트리치(왼쪽부터 시계방향), 노부코 이마이, 프란스 헬머슨, 미하엘라 마틴. /사진제공=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현악4중주는 ‘실내악의 꽃’으로 불린다. 두 개의 바이올린과 비올라·첼로로 이뤄진 악기 구성이 가장 아름답고 이상적인 조합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두루 찬사를 받는 현악4중주단은 그리 많지 않다. 개별 연주자들의 실력이 제아무리 출중해도 멤버들과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난제(難題)이기 때문이다. 음악계에서 현악4중주를 “네 명이 어깨동무를 하고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는 것”에 비유하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이런 면에서 ‘미켈란젤로 스트링 콰르텟’은 매우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올스타 현악4중주단’이라고 할 만하다. 미하엘라 마틴(제1 바이올린), 다니엘 아우스트리치(제2 바이올린), 노부코 이마이(비올라), 프란스 헬머슨(첼로) 등 각자가 모두 세계 일류의 솔로 아티스트들이면서 ‘미켈란젤로 스트링 콰르텟’이라는 이름으로 벌써 15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은 2일 금호아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 현악4중주단 ‘미켈란젤로 스트링 콰르텟’의 멤버들을 서울 중구의 더플라자 호텔에서 만났다. 공연을 앞둔 인터뷰에서 이들은 멤버들 간 호흡의 중요성을 열띤 목소리로 강조했다. “우리가 함께 모여 공연하면 솔로 연주를 할 때보다 많은 희생이 필요합니다. 서로 다른 음악적 아이디어를 조율하려면 내가 원하는 것만 고집할 수는 없으니까요. 신기한 건 이렇게 각자의 개성을 포기하고 희생하는 과정에서 더 대단한 멜로디가 탄생한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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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스트리치가 이렇게 말하자 옆에 있던 헬머슨은 “베토벤과 모차르트 같은 위대한 작곡가들이 너무 훌륭한 현악4중주 작품을 많이 남겨놨다. 이 작품을 연주하고 싶은 열망 때문이라도 우리는 함께 뭉칠 수밖에 없다”며 단단한 팀워크를 과시했다. 이에 질세라 비올리스트인 이마이도 “특별한 재능으로 무장한 멤버들이라 모두 바쁘고 각자 사는 곳도 다르지만 앞으로도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 ‘미켈란젤로 스트링 콰르텟’ 활동을 계속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이들 현악4중주단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하이든의 63번 ‘일출’을 비롯해 드보르자크의 12번 ‘아메리카’, 슈베르트의 14번 ‘죽음과 소녀’를 들려줄 예정이다. 제1 바이올린을 잡는 마틴은 “고전파 하이든, 낭만파 드보르자크, 고전파와 낭만파를 잇는 슈베르트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을 골라 일반 대중도 별 어려움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레퍼토리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미켈란젤로 스트링 콰르텟은 지난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육성하는 젊은 아티스트들을 대상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 클래식계의 자라나는 새싹들로부터 굉장한 기운을 얻었다고 한다. 마틴은 “매우 매우 높은(very very high) 수준의 연주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세계 각종 경연에서 한국인들이 상을 휩쓸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체계적인 조기 교육 덕분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헬머슨은 “어린 학생들이지만 기본기가 탄탄하고 체계적인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아온 듯한 느낌이었다”며 “학생들을 가르치러 왔다가 오히려 내가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돌이켰다. 사진제공=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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