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나 미항공우주국(NASA·나사)과는 접근 방식이 달라요. 우주에 관심 많은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이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민간 우주로켓 기업인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022년까지 화성(Mars)으로 유인 우주선을 보낸 뒤 2025년까지 식민지 개발에 착수하기로 했다. 나사에서는 2033년까지 화성 유인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그렇다면 인류가 화성 지면을 밟는 데 성공한 다음에는 과연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 이런 다소 황당한 아이디어를 벤처 창업으로 연결시킨 인물이 있다.
인도네시아 출신 예술가 베라 물랴니는 지난 2015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마스시티디자인(MarsCityDesign·화성도시 건축사무소)’을 창업하고 해마다 건축 디자인 경연을 연다. 지난달 개최한 제2회 시상식에서는 100여개의 출품작 중 디자인 세 개가 최종 선정됐다. ‘화성에서 80일간 살아남기’ ‘화성 레드우드 숲’ ‘화성탈출’ 등 나름 진지한 작품들이다. 내년에는 상금 등 총 2만달러 규모로 확대해 개최할 예정이다. 그는 스스로 최초의 ‘마키텍트(화성도시 건축가)’라 부르며 다양한 우주 워크숍도 열고 있고 있다.
물랴니 대표는 최근 LA 실리콘비치에 위치한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올해 대회도 과학자·엔지니어·예술가·건축가 등 창의력 넘치면서도 화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이들의 고민은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화성에서 쓸 시계는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화성에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내려 마시려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까지 생각한다.
‘왜 화성에 가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화성을 이용해 지구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 게 제대로 된 질문”이라고 바로잡았다. 화성에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 수 있다면 지구의 그 어떤 사막에도 숲을 만들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역설적이지만 지구촌 문제의 해결 방안 모색이 ‘화성 탐사’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마스시티디자인은 화성과 유사한 환경인 미국 모하비사막에 화성기지를 구현할 계획이다. 지난해 크라우드펀딩 ‘킥스타터’를 통해 3만달러(약 3,400만원)의 자금도 모았다.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물랴니 대표는 “우리의 임무는 사람들이 화성에 더 빨리 가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화성 정착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 투자도 더 많아지고 화성 도시는 더 빨리 실현될 것”이라며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는 “우주를 꿈꾸는 사람들은 다들 긍정적이고 가능성만을 바라보고 일한다. ‘불가능’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린다”며 “아주 마법 같은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가 화성(Mars)에 가려는 진짜 이유 ▲영상보기▲ |
/로스앤젤레스=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