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바비인형' 유혹하는 해즈브로  

장난감 산업 위기감 고조

라이벌 '마텔' 인수 나서

미국 완구업체 마텔의 인형상품/트위터 캡쳐미국 완구업체 마텔의 인형상품/트위터 캡쳐




미국 최대 완구업체 해즈브로가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경쟁 완구업체 마텔에 인수를 제안했다. 장난감 업계에 불어닥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최대 라이벌 회사들의 ‘적과의 동침’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해즈브로가 마텔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인수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해즈브로는 트랜스포머 완구와 마이 리틀 포니 인형 등을 만드는 미국 최대 완구업체로 시가총액은 110억달러(약 12조3,000억원)에 달한다. 바비인형과 피셔프라이스·핫휠 등의 완구로 유명한 마텔의 시가총액은 50억달러로 해즈브로의 절반 수준이다.


해즈브로가 최대 라이벌인 마텔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장난감 산업이 직면한 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장난감 소매업체 토이저러스가 수요급감을 이유로 파산보호신청을 하면서 판매의 대부분을 토이저러스에 의존해온 장난감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게다가 태블릿PC와 전자기기 등 장난감을 대체할 기기들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면서 완구회사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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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매출부진을 겪어온 마텔의 경우 올 초 마고 조지아디스 전 구글아메리카 대표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고 비용감축에 나섰지만 3·4분기에도 6억330만달러의 대규모 순손실을 내자 급기야 분기 배당중단 결정을 내렸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사업환경 악화로 차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마텔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낮추고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해즈브로가 느끼는 위기감 역시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즈브로는 ‘겨울왕국’ ‘스타워즈’ 라인업 등의 판매호조로 올해 주가가 18% 상승했지만 4·4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NYT)는 “해즈브로가 위기에 빠진 장난감 업계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마텔에 인수를 제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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