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위기의 조국 알리려 사임"…8일 만에 해명한 하리리 레바논 총리

사우디의 강압사퇴·구금설 일축

"이란·헤즈볼라 내정간섭 손 떼면

입장 번복 사퇴하지 않을 수도"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퓨쳐TV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퇴 배경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퓨쳐TV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퇴 배경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의 사퇴 배경을 두고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당사자인 하리리 총리가 사우디에서 사임을 발표한 지 8일 만에 입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조국의 위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사임한다며 강제사퇴설을 일축하고 조만간 모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리리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밤 사우디아라비아 퓨쳐TV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임 원인은 레바논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충격을 주기 위해서”였다며 “레바논은 시아파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관여로 난처한 상황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레바논을 보호하는 일”이라면서 자신이 며칠 내 귀국할 것이며 이란과 헤즈볼라가 내정 간섭에서 손을 뗀다면 사임 발표를 번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리리 총리가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지난 4일 사우디에서 영상 메시지로 사임 소식을 전한 지 8일 만이다. 그는 “며칠 내로 레바논에 돌아가 공식적인 사임 절차를 밟고 헤즈볼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국내 갈등 문제에서 물러선다면 사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지난 8일간 하리리 총리의 행적이 묘연해지면서 구금설 등이 나돌았지만 하리리 총리는 일신에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란과 헤즈볼라 측은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가 하리리 총리를 구금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나는 사우디에서 가족과 함께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다”며 “내일이라도 당장 떠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사우디에 머물면서 사퇴 원인을 밝히지 않은 것은 가족의 안위를 걱정했기 때문이라고도 밝혔다. 하리리 총리는 “나는 내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 목격했다”며 “나에게는 가족이 있으며 아이들에게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차례 총리를 지냈던 자신의 아버지 라피크 하리리가 12년 전 의문의 차량폭탄 공격으로 사망한 것 같은 일을 또다시 겪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김창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