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삼성전자, 플런티 인수로 메기효과 기대"

대기업, 제 값주고 스타트업 M&A 문화 형성돼야

삼성전자 플런티 인수로 창업생태계 물꼬 틀 것

국내 스타트업 기술 수준 높고 언어, 조직혁신 장점





“대기업에는 뛰어난 연구인력들이 많지만 외부에서 생존하며 버틴 창업 기술 인력들과 뒤섞인다면 분명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안건준(사진) 벤처기업협회장은 29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전날 삼성전자가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스타트업 ‘플런티’를 인수한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가 벤처투자 전문 계열사인 삼성넥스트를 통해 해외 스타트업을 인수한 적은 있지만 국내 스타트업을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회장은 올 2월 회원사 1만3,000여개의 벤처기업협회 수장을 맡은 뒤 줄곧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공존할 수 있는 한국형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해왔다. (★서울경제 9월11일자 10면 참조) 그러면서 그는 재벌이나 대기업이 좋은 아이디어를 갖춘 벤처기업을 과감하게 인수합병(M&A)하는 시장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 인수합병(M&A) 활성화로 수많은 벤처·스타트업들의 출구가 확보돼야만 기술 창업이 늘고 벤처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이번 삼성전자의 플런티 인수는 그래서 안 회장에게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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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벤처기업협회장에 취임한 후 여러 채널을 통해 국내 대기업들에게 기술력 좋은 벤처기업의 M&A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해왔다”며 “삼성전자의 이번 사례가 국내 벤처기업의 M&A가 활성화되는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실제 기업을 경영하면서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여러 나라를 다녀봐도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스타트업들의 기술 수준은 절대 뒤지지 않는다”며 “결국 문제는 이런 기업들을 제 값을 주고 사고 파는 시장이 얼마나 제대로 형성되느냐에 따라 창업 국가의 경쟁력이 판가름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회장은 대기업이 해외 스타트업보다 국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게 두 가지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먼저 언어다.

그는 “스타트업을 M&A한 후 대기업의 조직 문화와 융합하려면 제일 중요한 게 언어”라며 “아무리 좋은 스타트업을 인수하더라도 언어와 문화가 맞지 않으면 기술을 융합하는데 장벽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스타트업 인력들이 시장에서 터득한 기술을 대기업 연구인력들과 공유할 때 조직 문화 혁신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마지막으로 정부에서 혁신성장을 강조하며 창업 생태계 조성을 강조하지만 경제 주체들의 참여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안 회장은 “혁신 벤처 생태계가 잘 정착되려면 정부와 대기업, 중견기업 그리고 중소벤처기업들까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며 “하지만 정부 출범 후 반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담론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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