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평창] 이상화, 2년 만에 36초대 찍었다

‘얍!!!!!!!!! 난 나야.’

‘빙속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가 4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다. 트랙에서 오른팔을 번쩍 들어 올린 뒷모습 사진과 함께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빙속) 여자 500m 3연패에 도전하는 이상화가 2년여 만에 월드컵 시리즈에서 36초대를 찍었다. 이상화는 4일 캘거리의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차 대회에서 36초8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이번에도 ‘숙적’ 고다이라 나오(31)를 넘지는 못했다. 고다이라는 이상화보다 0.33초 빠른 36초53의 개인 최고기록이자 일본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이상화가 보유한 세계기록(36초36·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도 0.17초 차로 다가섰다.

이상화는 그러나 경기 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쁨을 전할 만큼 만족스러운 레이스를 펼쳤다. 다리 부상으로 지난 시즌 내내 고생한 이상화는 올림픽 시즌인 올 시즌 들어서는 꾸준히 기록을 끌어올리며 ‘여제 본능’을 서서히 깨우고 있다. 특히 거의 37초대에 머물다 이날 마침내 올 시즌 처음으로 36초대에 진입, 전성기 기량 회복이 머지않았음을 확인했다. 앞서 마지막으로 작성한 36초대 기록은 지난 2015년 11월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월드컵 1차 대회(1차 레이스 36초96, 2차 36초99)에서였다. 유독 좋은 기록이 많이 나오는 경기장이기는 해도 이날 36초대를 찍은 선수는 이상화와 고다이라 둘뿐이다.





이상화는 올 시즌 5차례 레이스에서 은 3, 동메달 1개를 땄다. 고다이라는 지난 시즌 월드컵 8차례와 올 시즌 5차례 등을 더해 21개 레이스에서 연속으로 금만 캐내고 있다. 이상화는 고다이라의 성적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기록 단축에만 몰두하겠다는 자세다. 그러다 강릉 홈 트랙에서 왕좌를 탈환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한편 차민규(24·동두천시청)는 남자 5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수확했다. 그는 이날 개인 최고기록을 0.5초 단축한 34초31을 찍었다. 1위 선수에 불과 1,000분의1초 뒤졌다. 지난 시즌 동메달을 뛰어넘는 월드컵 최고 성적. 차민규 다음다음 조 경기 뒤 빙판이 손상돼 정빙시간이 길어졌고 이후 레이스를 펼친 강자들이 줄줄이 제 기록을 내지 못했다. 매스스타트(단체출발)의 이승훈(29·대한항공)과 김보름(24·강원도청)은 각각 13위와 11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