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0위인 신세계(004170)그룹이 내년 1월부터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해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행한다. 근로시간이 단축되지만 임금은 종전 그대로다. 주 35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 신세계 임직원은 하루 7시간을 근무하게 된다. 또 이마트(139480) 등 주요 매장의 영업시간도 순차적으로 1시간씩 단축된다.
현재 근로시간 단축을 놓고 정부·국회·경영계·노동계 간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번 신세계의 근로시간 단축이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8일 내년 1월부터 오전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9 to 5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업무 특성에 따라 8시 출근 후 4시 퇴근, 10시 출근 후 6시 퇴근 등으로 유연하게 적용한다. 주 35시간 근무 시행에 맞춰 밤11시·12시로 돼 있는 이마트 등의 폐점시간도 내년부터 밤10시와 11시로 1시간씩 당길 계획이다. 점포 직원들도 근무 스케줄을 조정해 근로시간을 1시간씩 단축한다.
근로시간이 단축되지만 임금 하락은 없다. 즉 근로시간 단축 여부와 상관없이 매년 시행돼온 임금 인상 및 성과급 체계는 유지하기로 한 셈이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총 5만8,000여명의 직원 가운데 당장 5만여명이 내년 1월부터 근로시간 단축 혜택을 받는다. 나머지 8,000여명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근로시간 단축은 2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며 “이마트 등의 경우 영업시간 단축을 병행해 근로시간 단축 혜택을 파트너사와도 함께 나눔은 물론 중소상인과의 상생에도 앞장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매장 계산원과 진열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직 인력의 임금도 내년에 10%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한편 기업들은 신세계그룹의 이번 근로시간 단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