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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약, 왜 우리 아이한테는 효과가 없을까?



현대인의 스트레스가 늘어나면서, 소아들의 경우에도 정서 행동문제를 겪는 사례가 적잖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 11월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성일종 의원(자유한국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한 해 동안 ADHD 등 정서행동장애로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의 숫자가 총 9만 166명이었다.

최근 국내에서 ADHD로 진단 받는 아이들은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미국,영국은 물론 중국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되는 경향이아. 이는 학령기 인구수의 감소와 관련이 있지만 우리 특유의 ‘수치심’ 그리고 ADHD가 과잉 처방되고 있다고 잘못 판단한 정책당국과 언론의 ‘부작용과 편견을 강조하는 보도가 가장 큰 원인이다. 그래서 ADHD 치료제를 처방받고 있는 아동을 둔 부모들은 자신들이 진행하는 치료가 올바른지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한다.


이와 관련, 이번 달 미국의 저명한 잡지인 ‘애디튜드’는 ADHD 연구의 두 석학인 토마스 브라운 박사와 윌리엄 도슨 박사의 최신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터뷰는 최신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ADHD 환자와 보호자가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 4가지에 속 시원히 답하고 있다.

#나 또는 내 아이에게 메칠페니데이트가 효과 없는 이유는 뭔가요?

다수의 부모들이 자기 자녀에게는 메틸페니데이트(페니드, 메타데이트, 메디키넷 등)가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심각해서 약을 복용시킬 수 없다고 한다. 이는 근본적으로 약물의 용량에 따른 문제다.

이것과 관련해 지난 수년간, 각자에게 맞는 약과 용량을 미리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연구에 따르면 메칠페니데이트를 복용할 때 FDA(식약처)가 권장하는 용량 범위에서만 투여할 경우 환자의 약 절반 정도만 효과가 있다.

6~8%의 아이들은 권장 최소용량 보다 더 적은 용량에서 최적의 반응을 얻는다. 이 아이들의 경우 가장 작은 알약으로 시작하더라도 넘치도록 많은 용량이어서 좀비 증후군(감정적 인 둔함, 무기력) 또는 스타벅스 증후군(심장이 두근거리고 예민해짐)을 경험한다. 이들은 복용량을 줄이면 계속 잘 적응한다.

반대로 약 40%의 아이들은 FDA가 승인한 최대 용량보다 높은 용량에서 최적의 반응을 얻는다. 이 아이들은 보통 먹는 용량을 먹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고, 허가 용량보다 높은 용량을 복용할 경우, 절반에서 좋은 효과를 경험했다.

#왜 ADHD아이의 뇌는 공부를 싫어하는가?


우리의 뇌에는 보상회로라는 것이 있는데 어떤 행위를 하면 주어지는 보상을 기대하여 활성화되고 그 보상을 기억하는 작용을 하는 곳이다. 보상회로가 활성화되어야만 어떤 일을 시작하고 집중을 유지할 수 있다. ADHD로 진단받은 아이들의 뇌 PET 영상 연구에 따르면 그들 뇌는 보상 인식 회로를 활성화시키는 화학물질(신경전달물질)에 대한 반응이 약하다고 한다. 화학물질과 결합하는 수용체의 수가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ADHD 아이들은 즉각적인 보상이 주어지거나 아주 강력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을 때만 보상회로가 활성화된다. 이는 그다지 흥미롭지 않은 일이나 공부를 시작하고 동기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큰 증상이 생기는 이유를 잘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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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ADHD 아이는 감정에 너무 휘둘립니까?

ADHD 아이가 적응을 힘들어할 때 감정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 이 때 감정은 두 가지 방식으로 역할을 한다. 모두 감정이 담긴 정보를 잠깐 기억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능력인 작업기억력 저하와 관련이 있다. 부족한 작업기억력 때문에 ADHD 아이는 순간 어떤 감정을 경험할 때 그 감정에만 너무 압도된 나머지 다른 감정, 생각, 기억을 떠올리면서 감정을 자제할 수가 없게 된다.

또, ADHD 아동은 이전에 경험한 강한 감정을 오랫동안 작업기억력에 저장해두지 못한다. 때문에 차후에 비슷한 상황이 생길 때, 과거 경험을 떠올리며 상황을 다시 평가하고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지 못해 또다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왜 ADHD 아이는 할 일을 자주 잊어버릴까요?

ADHD 아이들의 감정 뇌는 건강한 아이들에 비해 다른 기능을 담당하는 뇌와 원활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ADHD의 문제가 주로 전두엽 피질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새로운 뇌영상 기술은 ADHD가 뇌 여러 영역끼리 쌍방향 통신을 지원하는 신경섬유의 연결 상태와 더 관련이 있음을 확인시켰다. 어린이, 청소년 및 성인 ADHD 환자의 뇌는 모두 백질(신경세포가 아닌 연결섬유)이 크기가 작거나 활성이 약했다.

이러한 연결의 이상은 ADHD 아이가 어떤 일을 하는 동안 다른 중요한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현상을 설명 할 수 있다. 핸드폰을 들여다보기만 하면 숙제하기를 잊어버리는 아이의 경우다. 최근 한 연구는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가 이러한 연결을 정상화시켜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해주고, 다음에 할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지 않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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