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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 와인은 균형감·우아함이 매력적 올해 출시한 2015년 빈티지는 최고의 와인”

인터뷰|마크 알렌 ‘루이 라뚜르’ 아시아 태평양 담당 수출이사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12월 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루이 라뚜르(Louis Latour)’는 프랑스 와인 산지 부르고뉴(Bourgogne)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가족경영 와이너리다. 지난 11월 중순, 한국을 찾은 마크 알렌(Mark Allen) 루이 라뚜르 아시아 태평양 담당 수출이사를 만났다. 그는 200년 간 역사와 전통을 쌓아 온 루이 라뚜르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한국시장에 대한 특별한 관심도 기자에게 귀띔해주었다.








부르고뉴는 프랑스 파리에서 동남쪽으로 150km 떨어져 있다. 대륙성 기후를 가진 이 지역은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기후적 특성을 갖고 있다. 고품질 포도를 생산할 수 있는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어 최상급 와인이 많이 생산된다. 최근 고급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부르고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국내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루이 라뚜르는 부르고뉴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와이너리다. 1797년 부르고뉴의 알록스 꼬통 마을에서 설립된 루이 라뚜르는 부르고뉴 와인 제조업체 중 마지막으로 남은 가족경영 회사다. 기자는 최근 한국을 찾은 마크 알렌 루이 라뚜르 아시아 태평양 담당 수출이사와 만났다. 그는 자신이 아시아 지역에 부르고뉴 와인의 매력을 알리는 전도사라며 살짝 미소를 띄었다. 마크 알렌 이사는 말한다. “부르고뉴의 많은 와이너리들이 그렇듯, 루이 라뚜르 또한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어요. 고품질 와인 자체가 곧 마케팅이니까요. 루이 라뚜르는 품질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루이 라뚜르는 부르고뉴 와이너리 중에서 가장 넓은 포도원을 가지고 있다. 포도원 면적이 48헥타르(48만㎡)에 달한다. 최고급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그랑 크뤼(Grand Cru) 포도밭을 32개나 소유하고 있다. 프랑스 환경보호농법 연구단체인 FARRE의 회원사인 루이 라뚜르는 1989년 지속가능 농업을 도입해 친환경 농법을 철저히 고수하며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자연적인 파종법을 사용하고, 농약을 사용하는 대신 노란 거미를 말린 후 갈아 밭에 뿌리는 방식으로 해충을 없애고 있다. 마크 알렌 이사는 말한다. “포도밭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건 매우 힘든 일입니다. 기후변화로 포도 재배 환경도 많이 바뀌고 있고요. 지난 8년간 부르고뉴 지역 전체가 냉해로 인해 큰 피해를 입기도 했죠. 루이 라뚜르는 꼬통 지역의 와이너리를 모아 냉해에 강한 포도나무 품종을 연구하고, 기후 관측소를 만들어 운영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부르고뉴 와인의 가격이 점점 인상되면서 투자를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희소성에 기인한다. 훌륭한 맛과 품질을 지닌 부르고뉴 와인은 다른 와인보다 생산 물량이 적다. 마크 알렌 이사는 말한다. “와인 컬렉팅이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부르고뉴 와인은 ‘떼루아(Terroir·포도밭을 둘러싼 전반적인 환경)’가 워낙 독특해 스타일을 모방할 수 없죠. 생산량이 적은데다 흉내까지 낼 수 없으니 희소성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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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라뚜르가 생산하는 와인은 부르고뉴 와인의 교과서라고 불린다. 루이 라뚜르는 올해 2015년 빈티지 와인을 출시했다. 마크 알렌 이사는 2015년 빈티지 와인에 대해 매우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제가 루이 라뚜르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이래 만나 본 최고의 빈티지라고 생각합니다. 과일 향이 풍부하고 입안에 꽉 찬 구조감도 일품이죠. 균형 잡힌 맛과 우아함이 뛰어난 고급스러운 와인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다양한 맛과 향이 만들어질 겁니다. 믿고 마셔도 되는 빈티지예요.”

지금까지 수 차례 한국을 다녀간 마크 알렌 이사는 한국 시장이 매우 흥미로운 곳이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한국은 잠재력이 큰 시장입니다. 작은 시장이지만, 잠재력 만큼은 무시할 수 없는 곳이죠. 젊은 세대를 통해 와인을 즐기는 문화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을 잘 공략하면 아시아에서 더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루이 라뚜르가 부르고뉴 와인을 좀 더 친숙하고 일상적으로 즐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많은 이들은 부르고뉴 와인을 어렵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 고급 와인의 경우, 그 품질을 인정하면서도 가격 면에서 쉽게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크 알렌 이사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부르고뉴 와인은 오히려 단순하고 쉬운 면도 갖고 있어요. 포도 품종도 피노누아, 샤르도네, 가메이로 단순한 편이죠. 각 마을의 생산량이 적고 생산자가 많이 나뉘어 있다는 점 때문에 어렵다는 인식이 생겼지만, 와인이 생활 속에서 즐기는 음료라는 생각이 퍼지면 부르고뉴 와인이 한국 시장에 더 깊숙이 정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크 알렌 이사가 생각하는 부르고뉴 와인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부르고뉴 와인을 포함해 와인이라는 존재가 가진 ‘진실성’을 언급했다. 자연에서부터 시작해 한잔의 와인으로 완성된 와인 그 자체의 ‘힘’, 그것이야말로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하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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