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국민의당 신임 최고위원 지명에서 지도부 내 이견이 충돌하고 있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박주원 국민의당 전 최고위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자신에 대한 비상징계안 논의가 예정된 당무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억울함을 떨치지 못한 듯 기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거듭 호소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막아보려는 소위 호남중진들이 이제는 구태정치의 전형적인 범죄행위까지 저지르고 있다”며 ‘음모론’을 꺼내들었다.
그는 자신이 주성영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의혹을 제보한 정황이 담긴 법원의 판결문(약식명령서)을 지난 8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제시한 이용주 의원을 겨냥해 “피의사실 정보를 불법적으로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주 전 의원과 통화한 내용을 녹취록으로 구성해 당무위에 제출하기로 했다.
당 안팎에서는 박 전 최고위원이 징계에 불복하며 문제 제기를 이어가는 현 상황이 당내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나라당 출신인 박 전 최고위원이 김 전 대통령을 곤경에 빠뜨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호남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박 전 최고의원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파이기도 했다.
지도부 내에서도 갈등 기류가 감지됐다. 안 대표의 비서 출신인 친안(친안철수)계 이태우 청년최고위원이 이날 안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를 작심 비판한 것이다. 이 의원은 “어제 보도된 지명직 최고위원 철회를 정중하게 요청한다”면서 안 대표가 최명길 전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최고위원 자리에 김중로 의원을 내정한 것에 반발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들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등 통합 논의를 지원해온 인물이다.
통합파 최고위원 2명(최명길·박주원)이 잇따라 낙마한 상황에 이 최고위원까지 불편한 관계로 돌아선 상황이다. 지도부 내에서조차 안 대표의 리더십을 뒷받침하기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허세민 인턴기자 semi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