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비즈니스 판도 바꾸는 데이터혁명] "데이터·AI가 차세대 비즈니스 밑천" IT기업들 서버증설·R&D 승부수

아마존·페이스북·구글 3개사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36조 투자

국내기업도 조직개편해 연구 박차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핫 이슈는 서버용 반도체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는 사이 서버용 반도체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존 모바일용 D램 생산 라인 일부를 서버용으로 전환해 밀려드는 수요에 대응했을 정도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서버용 D램 매출은 전년 대비 54.0%, SK하이닉스는 73.9%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은 81.1% 폭증했을 것으로 봤다. 시장 조사기관 트랜드포스는 “2018년에는 서버용 D램 출하가 26.3%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버용 반도체의 폭발적인 성장 배경에는 데이터 센터 증설에 나선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있다. 아마존을 필두로 페이스북·구글 등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부어 데이터센터 증설에 나섰다. 이들 세 기업이 데이터센터 구축 등 각종 데이터 수집에 쏟아 부은 돈만 36조원에 이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한 해 D램 값을 떠받쳤던 것은 사실상 서버용 반도체 수요 증가”라면서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수요 증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 확보에 나선 아마존·페이스북·구글은 하나같이 AI 플랫폼 확장에 나선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데이터 수집에 나선 이유는 명확하다. ‘데이터=밑천’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자신들이 구축한 플랫폼을 통해 거둬들이는 데이터를 재가공하고 이를 활용해 또 다른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밑천인 셈이다.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가 최근 “삼성은 이제 데이터 회사”라면서 “삼성전자가 만드는 데이터 저장장치 등을 통해 미래 혁신 물결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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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도 데이터를 활용한 AI 연구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AI센터를 신설하고 이곳에 AI와 관련한 선행 연구를 통합, 강화했다. 이와 함께 지난 8월에는 AI 석학인 요슈아 벤지오 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캐나다 몬트리올대에 AI랩을 설치해 종합기술원 소속 연구원들을 파견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AI 분야에서 앞서 나가는 글로벌 기업들이 저마다 AI 석학들과 손잡고 선행 연구에 나선 것처럼 삼성전자도 본격적인 AI 연구에 돌입한 것이다. LG전자도 AI·IoT를 통해 전사 제품을 연동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융복합사업개발센터를 최고경영자(CEO)인 조성진 부회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이동통신사들도 잰걸음 중이다. SK텔레콤이 연말 조직개편에서 AI리서치센터를 새로 꾸렸고 KT는 AI 연구를 관할하는 이동면 융합기술원장과 이필재 기가지니사업단장을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힘을 실어줬다. LG유플러스 역시 기존 사업 부문 내에 있던 AI사업부를 CEO 직속으로 옮기며 확대 개편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너도나도 AI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향후 4~5년 내에 승부가 갈릴 것”이라면서 “축적한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이를 다시 이용하느냐에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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