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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톡] 20회 맞은 ‘밤도깨비’, 이 케미라면 200회도 문제없죠

/사진=JTBC/사진=JTBC


이 밤샘이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20회다. 그동안 다져진 출연자들의 사이는 20회를 넘어 200회까지 내다보게 만든다.

지난 17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밤도깨비’에서는 인천의 빵 핫플레이스를 찾아다니는 빵지순례(빵집+성지순례) 특집으로 꾸며졌다.


정형돈, 이수근, 박성광, 이홍기, 종현은 먼저 개업 한 달 만에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는 식빵 가게를 찾았다. 오로지 한 타임에 30개씩만 판다는 식빵을 가장 먼저 얻기 위해 줄을 섰다. 20회 기념으로 축하사절단 조우종이 합류했다.

큐카드를 들고 등장한 조우종에 멤버들은 20회 만에 대본을 처음 본다며 신기해 했다. 워낙 ‘밤도깨비’가 아무말 대잔치로 이뤄졌던 프로그램이리 때문. 큐카드의 정체는 20회 맞이 자축 우정 테스트였다. 이수근은 “우리 그렇게 친해질 생각 없다”고, 정형돈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다”고 말하며 역설적으로 친한 사이임을 드러냈다. 문제는 정형돈의 몸무게와 허리사이즈 추측하기였고 본인이 정답을 맞혔다.

다음 행선지를 추천받기 위해 지나가던 인천 시민을 인터뷰했다. 그가 추천한 곳은 인하대학교 후문 할머니가 하시는 계란빵집. 여기가 바로 1984년 생긴 원조 계란빵집이었다. 1997년 군 제대 후 계란빵 장사를 했던 이수근은 할머니와 공감대 형성했다. 그리고 여기서 2번째 테스트. 바로 이홍기의 아이큐를 맞히는 것. 이홍기는 초등학교 시절 134가 나왔다고 했으나 정형돈은 믿지 못하겠다며 계속해서 티격태격했다.

다음은 지상렬에게 추천받은 신포동 공갈빵집. 이홍기 IQ 논쟁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가운데 제작진은 온라인상에서 유명한 IQ 130 이상만 풀 수 있는 문제를 냈다. 이걸 푼다고 아이큐가 정말 입증되는 것도 아닌데 저마다 심각한 표정으로 문제 풀기에 임했다. 결국 이홍기는 풀지 못했고, ‘아이큐 사기설’이 제기되기도.

빵지순례 마지막은 차이나타운 홍두병이었다. 멤버들은 팥을 비롯해 초코 녹차 크림치즈 등 다양한 소가 들어있는 홍두병을 사고 인천대교가 보이는 자유공원으로 향했다. 거기서 음료수 및 저녁 메뉴 내기 게임을 했다.


룰은 간단했다. 머리 위에 올려놓은 물통의 물을 릴레이로 옮겨 담는 단순한 게임이었다. 20회 쯤 되니 팀을 나누고 응원 구호를 정하는 것도 척척. 영하 8도의 날씨에도 다소 유치하다 할 수 있는 게임에 멤버들은 열심히 임했다. 결국 형돈 팀이 이기고, 정형돈은 슬쩍 음료수를 노리는 이수근에게 “인간 하수구다 너무 지저분하다”고 한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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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인천 현지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갈빗집으로 결정됐다. 메뉴는 생갈비 한 가지이지만 곁들임 반찬 3가지로 여러 맛을 볼 수 있는 곳. 이 와중에 종현은 생갈비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홍기가 혹시 이동갈비도 모르냐며 이동하면서 먹는 건데 휴게소에서 판다고 거짓말을 했고, 순진한 막내는 그걸 또 믿으며 웃음을 줬다.

/사진=JTBC/사진=JTBC


‘밤도깨비’는 매주 핫한 장소와 상품, 먹거리 등을 1등으로 얻기 위한 고군분투를 담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첫 방송을 한 게 지난 7월 여름이었는데, 어느덧 계절은 한겨울에 접어들어 찬물로 세수를 하고 수박을 깨먹던 멤버들은 추위를 견디는 노숙 방법을 터득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면서도 밤도깨비들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무엇인가를 1등으로 쟁취한다는데 목적을 뒀고, 그러기까지 멤버들은 저마다의 입담과 행동으로 웃음 터트리며 활약했다. 밤을 샌다는 전체적인 포맷도, 물배달 게임이나 뜨거운 감자 빨리 먹기 등 세부적인 게임 규칙도 참 단순한데 이를 살려내는 것은 단연 멤버들의 케미다.

삼척 터미널에서 어색했던 첫 만남을 떠올려보자. 각각 이름 날리는 방송인이지만 정작 프로그램을 통해 잘 마주치지 못했던 정형돈과 이수근은 어색한 인사를 나눴다. 그런 그들은 20주 동안 14개 도시를 함께 방문하며 어느새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가 됐다. 허술한 메인 MC를 자처하는 박성광과 센스 넘치는 입담으로 존재감을 보여주는 이홍기, 드센(?) 선배들 사이 순수함으로 분량을 내는 종현까지 좋은 조합이다.

그러다보니 어느 게스트가 나와도 평균 이상의 재미를 보장한다. 무엇인가를 억지로 꾸미는 게 아닌, 편한 분위기에서 만들어진 멤버들의 합은 곧 게스트에게도 적용된다. 또한 고생 끝에 1등으로 무언가를 쟁취한다는 상황이 게스트를 방송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럴 수 있는 것에는 밤도깨비가 특별한 대본 없이 진행된다는 이유도 한 몫 했다. 게스트에게 특별한 역할을 부여하지 않고 그저 기존 멤버들이 그러던 것처럼 밤을 새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이에 보아, 타이거JK, 현진영, 이이경 등 출연한 게스트들은 좋은 반응을 얻고 돌아갈 수 있었다.

아직 시청률은 2%대이지만 초반과 비교하면 분명히 성장한 수준이다. 멤버들의 편안한 케미와 국내에서 검증된 곳을 찾아가고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하는 제작진의 노력에 시청자들은 꾸준한 호평을 보내고 있다. 20회는 분명 아주 적은 숫자지만, 이 걸음이 쌓이고 쌓여 200회 특집의 밑거름으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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