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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않는 반도체 고점 논란에...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총 13조 증발

실적 전망 하향에 모두 3%대 급락...코스피 1.72% ↓

"내년 메모리값 상승세 둔화" vs "이익창출 능력 견고"

美 마이크론 호실적 따라 4분기 실적 발표에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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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가 또다시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시장 대표주인 두 기업의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13조원이나 증발했다. 반도체주의 고점 논란이 연말 조정 장세를 벗어나려는 시장의 발목을 붙잡는 모양새다.

21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1.72% 떨어진 2,429.83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3,281억원을 팔아치우면서 장 마감이 다가올수록 하락폭을 커지게 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전일 대비 3.42%, 3.87%씩 하락하며 전반적인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하루 사이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13조5,000억원가량이 줄었다. 또 삼성SDI(006400)LG이노텍(011070)도 각각 4.27%, 6.08% 떨어진 20만2,000원, 13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특히 삼성전자는 외국인·기관의 동반 매도가 이어지면서 이틀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잇따라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16조3,000억원)보다 낮은 15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15조7,000억원을 제시했다. “환율 하락, 반도체 부문 성과급 지급으로 기존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와 함께 아예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340만원에서 330만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5조3,000억원으로 제시했다. 반도체 부문 성과급 비용 반영과 원화 강세에 따라 4·4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추정치(16조6,000억원)보다 8%나 내렸다.


4·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환율과 성과급 지급에 따른 비용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그동안 제기돼온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도 재부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D램·낸드·OLED 사업이 공급 증가로 정점에 가까워졌다”며 삼성전자의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를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낮춘 바 있다. 이로 인해 촉발된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스마트폰·서버 등 메모리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고 내년 메모리 가격의 상승세가 약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의 3·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3.1% 줄었고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4·4분기에도 4.3%의 감소를 전망하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에 따르면 D램과 낸드의 월별 매출액 증감률(전년 대비)은 이미 역사적 고점에 근접해 앞으로의 상승세 둔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당장 삼성전자를 내다 팔지는 않더라도 주가 하락을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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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전문가는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을 고수하고 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4·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다소 낮출 필요는 있겠지만 이익 창출의 동력은 견고하다”며 반도체 업종을 대형주 중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약 13조6,000억원이었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올해 35조4,000억원, 내년 43조7,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상승폭 자체는 줄지만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한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컵에 절반 정도 찬 물처럼 상승폭 축소와 상승세 유지 중 어느 쪽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시장은 이목은 이제 4·4분기 실적 발표에 쏠리고 있다. 미국 반도체 대기업인 마이크론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최근 회계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주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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