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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평창] 금메달 하나로 만족해라? "어림없는 소리"

회전·활강·대회전 점령한 시프린

평창올림픽서 '멀티금메달' 도전

1,000m 세계기록 깬 고다이라

빙속 500m 등 2관왕 향해 질주

쇼트트랙 4관왕 노리는 최민정

한국 女 사상 첫 500m 金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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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금메달 무게는 586g으로 역대 동·하계올림픽 금메달 중 가장 무겁다. 하지만 그 가치만큼 묵직한 이 금메달이 1개로는 좀 부족하다고 느낄 만한 이들도 있다. 평창올림픽에서 다관왕 후보로 꼽히는 종목별 최강자들이다. 남녀 피겨의 하뉴 유즈루(일본)와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러시아) 등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로 삐걱대는 1인자들과 달리 이들은 끄떡없다.


해외 동계스포츠 뉴스에서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름은 단연 ‘스키요정’ 미카엘라 시프린(22·미국)이다. 시프린은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쿠르셰벨에서 열린 2017-2018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알파인 여자 평행 회전 결승에서 라이벌 페트라 블로바(슬로바키아)를 0.04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토너먼트로 2명씩 슬로프를 내려오는 평행 회전은 여자 월드컵 사상 처음 열렸다.

2014년 소치올림픽 회전에서 19세의 나이로 금메달을 따냈던 시프린은 평창에서는 멀티 금메달에 도전한다.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월드컵 회전·활강·대회전을 차례로 우승하며 그 가능성을 나날이 키워가고 있다. 20대 초반임에도 월드컵 통산 승수만도 벌써 35승. 알파인 스키는 회전·대회전의 기술 종목과 활강·슈퍼대회전 등 스피드 종목으로 구분되는데 시프린은 기술 종목 최강자다. 스피드 종목은 베테랑 린지 본(33·미국)이 전문이지만 이 기세라면 시프린은 본의 영역까지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치올림픽 우승 뒤 당당히 밝혔던 평창올림픽 5관왕 목표를 진짜 이뤄낼지도 모르겠다.


눈밭에서 스키 마라톤을 하며 총도 쏘는 바이애슬론은 군인들의 스포츠로 출발했다. 이 종목 황제가 현역 육군 장교라는 사실은 그래서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주인공은 프랑스의 마르탱 푸르카드(29). 그는 지난 17일 프랑스 안시에서 치른 월드컵 15㎞ 매스스타트에서 우승하는 등 좀처럼 이변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6년 연속 월드컵 랭킹 1위를 찍은 뒤 올 시즌도 독주 중인 그는 월드컵 랭킹 최다 1위(7회) 신기록이 눈앞이다. 소치올림픽 2관왕이자 세계선수권 11회 우승을 자랑하는 푸르카드는 이달 초 월드컵에서 0.7초 차 2위로 밀린 뒤에도 “1초도 차이 나지 않는 승부로 져본 적이 처음은 아니다. 반대로 그렇게 이긴 경우도 여럿”이라며 황제의 여유를 보였다. 올 초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을 꼬집으며 함께 시상대에 오른 러시아 선수와 악수를 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푸르카드는 최근 AFP 인터뷰에서 “2008년 이후 가정 형편상 스키를 계속 타기 어려웠는데 그때 군 스키팀에서 입단 제의가 왔다. 올림픽 레벨의 군인 선수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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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메달만 3개인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르(31·네덜란드). 그는 지난 2월 평창올림픽 테스트이벤트(사전점검 대회)로 강릉에서 열렸던 종목별 세계선수권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남자 1만m를 제패했다. 앞서 5,000m 금메달도 그의 차지. 2006년부터 올림픽에 나가기 시작해 벌써 네 번째 올림픽을 앞뒀는데도 기량은 전혀 녹슬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네덜란드 하키 대표팀의 여자친구를 응원하러 갔다가 한국 취재진에 평창올림픽 2관왕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대회를 건너뛰고 이탈리아에서의 훈련에 몰두한 크라머르는 “대회에 나가서 세계기록을 세우는 것은 지금 내게 중요하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오로지 올림픽이다. 평창올림픽 금메달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크라머르가 나이 들어도 쌩쌩한 스타라면 고다이라 나오(31·일본)는 나이가 들수록 강해지는 별종이다. 이상화의 빙속 여자 500m 금메달 라이벌이기도 한 고다이라는 1,000m까지 2관왕을 향해 무섭게 달리고 있다. 올 시즌 월드컵 500m에서 7전 전승에 1,000m에서는 네 차례 레이스 중 세 번 우승했다. 지난 11일 1,000m 세계기록까지 깼다.

우리에게는 부동의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19·성남시청)이 있다. 올 시즌 네 차례 월드컵에서 개인 종목 금메달 5개로 모의고사를 마친 그는 태릉선수촌에서 막바지 담금질 중이다. 계주 포함 4관왕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최대 관심은 500m다. 역전의 명수 한국은 초반 질주가 중요한 500m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점을 보여왔다. 근력과 초반 운영이 좋은 최민정은 한국 여자 쇼트트랙 500m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국 스포츠사에 올림픽 4관왕은 동·하계를 통틀어 아직 나오지 않았다. 새 역사에 도전하는 최민정은 “계주 준비와 체력 끌어올리기에 특히 신경 쓰고 있다”며 “작은 통증도 예민하게 받아들이며 부상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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