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가장 주목해야 할 글로벌 이슈는 미국과 중국·러시아 등 동북아 주변국 지도자들의 글로벌 외교 전쟁 본격화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교체에 따른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 중국의 경제 개혁과 임금 상승 없는 경제 회복도 2018년 주목해야 할 세계적 흐름으로 꼽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5일 ‘2018년 글로벌 10대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하고 내년 글로벌 정치·경제·산업경영·기술·에너지·자원·사회문화 등의 분야에서 새롭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흐름 중 첫 번째로 ‘글로벌 스트롱맨(Strongmen)’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동북아시아 주변국 지도자들이 자국 우선주의의 실현을 내세우면서 글로벌 외교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며 “세계 패권을 두고 미중 간 격돌 가능성이 확대되고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도 자국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외교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동북아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이고 2기 출범을 공식화한 시진핑 중국 주석은 세계 최강대국이 되기 위한 ‘신(新)시대 중국 특색 대국(大國) 외교’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4선 연임이 확실시 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북핵 문제 해법에 있어 중러 간 협조 강화로 미국을 겨냥한 외교전을 강화할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이어 “글로벌 스트롱맨 간 파워게임 심화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은 실리 중심의 외교를 강화해 이익 극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이 경제 분야에서 꼽은 글로벌 트렌드는 ‘세계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미국 연준의 새 의장인 제롬 파월의 등장이다. 연구원은 파월 차기 의장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금융규제 완화 등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조에 보조를 맞추며 온건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미국 경제의 흐름과 내년 대거 바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성향에 따라 미국의 통화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이슈는 중국 시진핑 정부 2기의 경제 개혁이다. 연구원은 “2018년에는 중국 경제의 회색코뿔소라 불리는 그림자금융 금융리스크 확산 억제, 과잉생산 산업의 구조조정이 경제 개혁의 핵심 목표가 될 전망”이라며 “한국은 중국의 정책적 변화를 추적하고 중국 리스크의 국내 이전을 방지하기 위한 대비책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세계 경제의 완만 회복세와 글로벌 투자환경 개선에 따른 경제 주체들의 레버리지 확대, 임금 상승 없는 경제 회복세도 주요 트렌드로 제시됐다. 연구원은 “주요 선진국 고용주들이 정규직보다 임금 수준이 낮은 임시직 고용을 선호하고 있다”며 “미흡한 임금 상승은 근로자의 가처분소득 증가를 제약해 소비 부문의 성장을 둔화시키고 물가상승률을 낮춰 통화 긴축 속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이밖에 주요 선진국의 법인세 인하, 시장보호 강화, 노동생산성 향상 등으로 글로벌 기업의 본국 회귀가 강화되는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 전 세계 기업과 국가가 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와도 손을 잡는 ‘하이퍼-코피티션’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 가속화에 따른 인간의 행동방식 변화, 친환경 투자 확대와 에너지 효율성 강조하는 새로운 ‘3-E’ 에너지 트렌드 등장, 포퓰리즘에 맞선 시민의식 부상도 2018년 주요 트렌드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