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성탄절을 맞아 개신교·천주교가 공동 주최한 성탄음악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때마다 이색행사를 열었지만 이날은 충북 제천 화재 참사가 일어난 지 얼마 안 된 만큼 조용하게 진행했다. 민주노총 소속 인천공항 비정규직 근로자, 원불교, 다문화 가족 등과 자리를 함께하며 화합을 강조했다.
이날 오후 김정숙 여사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음악회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제천 화재와 관련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다 바꿀 수 없지만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며 “여러 종교가 함께 성탄을 축하하고 사회 희망을 나누는 의미가 뜻깊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으며 성탄절을 맞아 청와대 외부에서 따로 미사를 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사가 참석했다. 최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놓고 노노(勞勞) 갈등이 일고 있는 인천공항공사의 오순옥씨가 자리를 함께했다. 오씨는 민주노총 인천공항 지역지부 환경지회장을 맡고 있다. 베트남 출신 결혼 이주여성,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유경근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 윤미향씨, 원불교 교정원장 한은숙씨 등도 참여했다. 주최 측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이홍정 목사, 천주교주교회의 김희중 의장 등도 참석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음악회의 목적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고 남북한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는 것”이라며 “성탄절에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이웃 종교끼리 하나 되는 모습을 전달하고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랑을 전달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도 이런 취지에 깊이 공감하고 있어 참석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성탄절인 지난 2013년에 아동양육시설에 선물을 들고 방문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장애아 등을 찾아 위로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성탄절에 불우이웃돕기 모금 프로그램인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에 직접 출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