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쾅' 소리에 호수로 풍덩...용감한 고교생들 '참 안전인상'

강원체고 김지수·성준용·최태준군

수영 훈련중 익사 위기 운전자 구해

불길 뚫은 최규명·민호 父子 등

행안부 12명 '참 안전인' 선정



지난 11월 춘천 의암호에서 물에 빠진 여성 운전자를 구한 김지수(왼쪽부터), 성준용, 최태준 학생이 27일 ‘참 안전인상’을 받는다.

/사진제공=강원체고


강원체육고 수영부 학생들인 김지수(19)·성준용(19)·최태준(19)군은 지난 11월1일 오후4시께 강원 춘천시 송암동 의암호 인근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체력훈련을 하고 있었다. 한참 훈련 중에 멀리 의암호 쪽에서 ‘쾅’하는 굉음을 들렸다. “사람 살려요” “어떡해” 등 비명이 들려오자 이들은 곧바로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갔다. 사람들이 호수 주위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20여m 떨어진 곳에 물속으로 가라앉는 승용차가 보였고 그 옆에 한 여성이 허우적거렸다. 승용차 트렁크만 보일 때쯤 학생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물속에 뛰어들었다. 교통사고로 호수에 빠졌던 여성은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거센 물살을 헤치고 생명을 구한 강원체고 수영부 세 학생을 포함해 ‘참 안전인’ 12명을 선정하고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7월 폭우로 광산구 송정지하차도에 차량이 침수되자 물속에 들어가 일가족 4명을 구조한 최현호(41)씨도 선정됐다. 최씨는 7개월 된 아이가 보이지 않자 잠수해 구조한 뒤 인공호흡을 실시해 목숨을 살렸다. 6월 벌천포 인근 바닷가에서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한 이영우(53)씨, 7월 금강에서 급물살에 휩쓸려가는 어린이를 발견하고 구한 이상래(41)씨 등도 물살을 헤친 의인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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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을 뚫고 생명을 구한 시민들도 이름을 올렸다. 8월 나주 자동차전용도로에서 교통사고로 발생한 차량 화재에 휩싸인 운전자를 구한 최규명(54)·최민호(22)씨 부자는 ‘참 안전인상’ 최초로 부자(父子) 시상자가 됐다.

지난해 11월 경북 칠곡군 소재 자동차야영장 화재 당시 텐트 안으로 들어가 손과 허벅지에 화상을 입으면서 어린이 2명을 구한 백승범(31)씨, 올해 9월 광명시 화재사고 진화 도중 화상을 입은 양태석(52)씨, 올 3월 밤에 앞집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을 알아차리자마자 80대 이웃 노인을 구한 권봉희(63)씨 등도 ‘참 안전인’에 이름을 올렸다.

군인인 임용구(37)씨는 지난해 12월 빗길에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전복된 차량을 119에 신고했다. 차량 정체로 구조대의 도착이 늦어지자 의료지도 의사의 지시에 따라 운전자에게 응급처치하고 직접 병원으로 이송했다.

‘참 안전인’은 행안부 등 각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추천하거나 언론·인터넷 등에 보도된 후보자를 공적심의위원회가 심의해 최종 선정한다. 2015년 9월 추자도 낚시어선 ‘돌고래호’ 사고에서 침몰한 배를 발견하고 생존자를 구출한 어민 부부가 처음 ‘참 안전인’으로 선정된 후 지금까지 13명이 이 상을 받았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사회의 귀감이 되는 분들이 존경받는 사회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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