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평화올림픽? 평양올림픽?... 평창올림픽을 둘러싼 ‘실검’ 정체는

24일 새벽부터 순위 엎치락뒤치락

네이버 “매크로 동원 움직임 없어”

보수·진보 진영 지지자 충돌 상징







‘평화올림픽인가? 평양올림픽인가?’

다음달 9일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바라보는 엇갈리는 시선이 국내 포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를 통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의 방남을 계기로 ‘동계올림픽이 평양에서 치러지는 것이냐’며 평양올림픽이라는 열쇳말을 띄우고 있다. 반면 진보 쪽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언급한 평화올림픽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맞불을 놓는 분위기다.

평화올림픽이 네이버 실검 순위 상위권에 처음 오른 것은 문 대통령의 생일인 24일 자정 19분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날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한 평양올림픽 비판에 대응하며 공식 입장문을 낸지 약 13시간 만이다.


이를 계기로 문 대통령 지지자를 중심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들끓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내일(24일)은 문 대통령의 생일”이라면서 “네이버와 다음에서 선물로 짝수 시간마다 평화올림픽을 검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호응한 네티즌이 포털에서 검색어를 입력하며 평화올림픽은 네이버 기준으로 오전 4시13분 처음으로 실검 순위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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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진영의 평양올림픽은 네이버에 오전 1시43분 실검 상위권에 등장했다. 이후 평양올림픽은 평화올림픽과 실검 순위 1~2위를 놓고 등락을 반복했다. 이후 정현 선수가 나서는 테니스 대회 호주오픈 8강 대회가 열리면서 실검 순위 하위권으로 밀려난 평화올림픽과 평창올림픽은 오후 2시30분께를 기점으로 다시 10위권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정치적 지지기반의 행동에 따라 실검 순위가 출렁이고 있지만 이는 국내 1위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도 “인위적으로 걸러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와 다음 등이 실검 순위 움직임을 분석하고 있지만 특정 컴퓨터에서 검색어가 집중적으로 입력되거나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등의 명백한 조작 행위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뉴스 서비스 댓글 조작 의혹의 수사 의뢰는 여러 정황을 판단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경찰에 넘긴 것이지만 이번에는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면서 “정치적인 의도가 담겼더라도 네티즌이 움직여서 나타나는 현상을 무작정 걸러낼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실검 순위가 단순히 해당 시간대에 검색어가 많이 입력됐다고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사안을 쉽게만 볼 수 없게 만든다. 네이버에 따르면 실검 순위는 단순 검색량이 아니라 1주일 전과 비교한 증가율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지난주에 전혀 언급된 적이 없었던 평화올림픽과 평창올림픽의 검색량이 예상치 못하게(?) 폭증하자 실검 순위 상위권에 계속 머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단순 검색량으로만 따지면 유튜브나 주요 정치인·연예인 이름이 1년 내내 실검 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기존에 없었던 생소한 검색어가 갑자기 다량으로 입력됐기 때문에 공교롭게도 평양올림픽과 평창올림픽이 순위 다툼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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