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소비절벽시대, 가성비 넘어 가심비로

박상도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박상도 농협구미교육원 교수박상도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지난 1월17일 청탁금지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농업계와 유통 업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정된 주요 내용을 보면 선물의 경우 농·수산물(축산 및 임산물 포함)에 한해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됐다.

이에 수입농산물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계는 이번 개정을 환영하고 있다. 지난 설 대목부터 국산 농산물 소비가 늘어나는 등 농가소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황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져 지갑을 열지 않고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절벽으로 인해 노심초사하던 농업계가 ‘개정된 청탁금지법’ 덕에 소비한파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이벤트 기간을 설정해 고객의 지갑을 열기 위한 마케팅이나 판촉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그 검토 대상이 바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아닌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인 것이다.


지난해 경기불황과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가성비가 새로운 트렌드로서 상품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됐지만 올해부터는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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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심비란 가격 대비 마음 비율을 의미하는데 가격 대비 소비행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마음의 만족감을 나타내는 말이다. 즉 가심비를 추구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구입했을 때 만족하고 안심할 수 있으며 믿을 수 있는 소비자들의 구매의사 결정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이러한 소비성향은 지난해 불거졌던 살충제 계란 파동, 발암물질이 포함된 생리대 논란 등 위생도구 및 식품에 유해물질 포함 등과 같은 사태가 발생했을 때 현저하게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가성비라 부르며 가격과 성능만을 고려했던 기존의 소비풍토에서 한 단계 진화된 개념으로 인식되는 개념이다.

따라서 내수부진 장기화와 소비절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가 높아야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다. 이는 가성비보다는 식품 안전성을 우선 고려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슷한 제품을 놓고 수십 개의 브랜드가 경쟁하는 레드오션일수록 가심비야 말로 브랜드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요소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가심비를 농산업의 가장 중요한 소비자의 마음, 소비자의 가격보다 어떻게 높일 것인가.

그 해답은 바로 소비자가 불안해하고 있는 안정성을 입증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생산 과정을 공개하고 가심비라는 농산물의 심리적 안정제를 먹임으로써 국내 농산물을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계속 알려야 한다. 올해 모든 선물은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최대한 줄 수 있고 농업인의 정성이 담긴 우리 농산물로 알뜰하게 준비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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